청년·신혼·고령층엔 열린 문, 무주택 4050엔 닫힌 정책

정부의 주거 지원 정책이 청년층에 집중되면서 수십 년간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온 4050세대의 소외감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에서도, 내년 출시되는 정책금융 3종 세트에서도 철저히 배제된 중장년 무주택자들은 나이 한 살 차이가 수억 원의 혜택 격차로 이어지는 현실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청년·신혼·고령층엔 열린 문, 무주택 4050엔 닫힌 정책
ⓒ 연합뉴스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의 입주 자격은 통상 만 19~39세 청년·신혼부부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 40대와 50대는 이 틀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공공분양 아파트 역시 일반공급 물량의 절반가량이 청년층과 신혼부부 몫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20년 가까이 청약통장을 납입해온 40대 이상의 당첨 확률은 갈수록 낮아지는 구조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은 이 같은 박탈감에 기름을 부었다. 금융위원회는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을 위한 정책금융 3종 세트를 내년 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핵심 상품인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가 전용 85㎡ 이하,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받는 정책모기지다. 연소득 요건은 7000만원 이하다. 월 80만~100만원의 월세를 부담하는 청년이 오피스텔이나 단독주택을 구입해 원리금 부담으로 전환하면서 내 집 마련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아울러 전세·월세 청년을 위한 '청년 전월세결합보증'이 신설되고, 기존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지원 연령 상한도 올해 10월부터 만 34세에서 만 39세로 상향된다. 이번 대책에서 청년 관련 주거금융 혜택이 사실상 전면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지원이 만 39세라는 연령 기준에서 뚝 끊긴다는 점이다. 소득 수준이나 자산, 주거 여건이 엇비슷한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만 40세를 넘기는 순간 어떤 신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중장년층은 소득이나 자산 기준에서 청년 특별공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고가 주택을 매입할 여력이 충분하지도 않은 이른바 '낀 세대'다. 여기에 자녀 교육비와 노부모 부양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기여서 자산을 쌓아가는 속도도 더디다.

야당에서도 이번 대책이 4050세대를 역차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 없기는 마찬가지인데 나이로 사람을 가르냐", "이 나라에는 청년만 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만 40세 이상도 기존 정책모기지와 완화된 LTV 요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근거로는, 자산과 소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크고 결혼·출산 등 생애주기 출발점에서 주거 안정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연령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무주택자를 가르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거 불안이라는 공통 문제를 연령만으로 나눠서는 정책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전세와 매매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일반 무주택 가구를 위한 중간 단계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050 장기 무주택자의 경우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과 일반분양 확대로 청약 기회가 일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청약 가점이 실제 내 집 마련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대책 어디에도 40대 이상을 겨냥한 신규 정책모기지는 담기지 않았다. 학령기 자녀를 키우며 주거비 부담이 가장 극심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무주택 중장년층을 정책 지원 대상에 어느 범위까지 포함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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