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초읽기… 정부, 보유세 인상·양도세 재설계 동시 추진

정부는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시가 대비 0.15%로 OECD 평균(0.33% 안팎)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격차를 근거로 부동산 세제 전반을 손보겠다는 방향을 공식화하고 있다.

세제 개편 초읽기… 정부, 보유세 인상·양도세 재설계 동시 추진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9일 KBS 방송에 출연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세법 개정안의 큰 틀을 제시했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구분하고,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며, 초고가 주택에는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는 세 가지 원칙이다. 구체적인 기준선과 세율 구간은 23일 대토론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누진세율 인상이 핵심 수단으로 거론된다. 이전 정부 시절 낮아진 세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소득세가 최고세율 45%까지 촘촘한 누진 구조를 갖는 것과 달리, 종부세는 과표 구간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최고세율도 낮아 고가 자산에 대한 세 부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1주택자에게 최대 80%까지 주어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역시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기준선을 어디에 그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을 때는 30억원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김 실장은 당시 제시된 20억·30억·50억원이 모두 시가 기준임을 환기하면서, 실제 세법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체감 기준과는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의 관계도 쟁점이다.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를 낮춰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김 실장도 이 부분을 감안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적정한 시기에 매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시기를 넘어서면 부담이 더 높아지는 방식"을 설계 가능한 방향으로 언급했다. 단, 보유세와 양도세를 단순히 반비례 관계로 보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내부 구조를 과세 형평 측면에서 재설계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접근이라는 취지다.

한편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해 신규 투기 수요 진입을 차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제 혜택을 이유로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을 유도하되, 장기적으로는 각종 특례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를 정리하겠다는 방향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LH의 매입임대 활성화를 단기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꼽았다. 서울 내 오피스텔 공급, 3기 신도시 상업용지 일부를 주택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준공업지역 개발 문제는 서울시와 별도로 협의 일정을 잡아 논의하기로 했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는 "만능의 키가 아니다"라며, 투기 수요를 자극하거나 단기 이주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부동산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현상에 대해 김 실장은 "많은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부동산 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논의와 관련해서는 1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상장폐지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괴리율 조정 주기를 현행 30분에서 2시간으로 늘리거나, 현물 대신 다른 파생상품 방식으로 관리하는 방안 등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해당 ETF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예탁금을 현금으로만 인정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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