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세 공급 '비상…서울發 이주 행렬에 경기 수급 붕괴

서울 집값 부담을 피해 경기도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면서 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서울과 가까운 광명·일산·남양주 등 출퇴근 생활권 지역일수록 전세 물건 감소폭이 크고, 일부 대단지에서는 매물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전세 공급 '비상…서울發 이주 행렬에 경기 수급 붕괴
ⓒ 광명시 신축 아파트 전경

2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은 현재 1만2189건으로, 1년 전 2만3333건과 비교해 47.8% 줄었다. 경기도 전세 매물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가파른 수준으로,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매물 감소율(14.9% 내외)을 크게 웃돈다. 절대 물량 기준으로도 경기도 전세 매물은 서울보다 7500건 이상 적은 상태다.

탈서울 이동 인구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전세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리얼투데이가 통계청의 2023~2025년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는 3년간 84만6321명에 달했다. 이 중 고양시 전입자가 8만908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동 사유로는 주택이 32.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4월 한 달간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도 전년 동기보다 17.5% 늘어날 만큼 이동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은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광명시 전세 매물은 1682건에서 251건으로 85.1% 급감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2072가구)는 이날 기준 네이버부동산에 등록된 전세 매물이 2건에 그쳤다. 고양 일산동구는 1202건에서 363건으로 69.9%, 남양주는 990건에서 323건으로 67.4% 각각 줄었다. 학군 수요가 많은 수원 영통구(-55.8%), 안양 동안구(-57.3%), 성남 분당구(-44.7%) 등도 감소폭이 컸다.

광명의 경우 2024~2025년 신축 입주 물량이 많아 한때 전셋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서울과의 근접성 덕분에 수요가 빠르게 몰리며 재고가 소진됐다. 올해 들어 광명시 전세가는 7.23% 상승했으며, 안양 동안구(6.38%), 수원 영통구(6.27%), 하남시(5.60%) 등도 비슷한 상승 흐름을 보인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매물이 없어 세입자가 대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반면 신규 입주 물량은 전세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어긋나 있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경기 입주 물량 5706가구 중 이천이 1822가구, 평택 1554가구, 시흥이 1026가구를 차지한다. 이천의 경우 전세 매물이 오히려 316건에서 757건으로 139.5% 늘어난 지역으로, 출퇴근 수요가 적은 외곽 지역의 입주 물량이 서울 접근성 높은 지역의 전세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수급 불일치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관계자는 "실제 주거 수요는 행정구역보다 출퇴근 시간과 생활권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며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의 전세 수요를 외곽 입주 물량이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전셋값 상승과 월세 전환이 동시에 나타나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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