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서 '매도인 근저당' 확산… 靑 "합법적이고 통상적인 방식"

이재명 대통령이 매각한 분당 아파트의 매도인 근저당 설정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동일 방식으로 잔금 납부를 장기간 유예하는 거래 방식이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지속 확인되며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서 '매도인 근저당' 확산…금융 규제 사각지대 논란
ⓒ 네이버 부동산 캡쳐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 보유하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는 14일 29억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 16일 소유권이 매수인 2인에게 이전됐다. 동시에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한 채권최고액 17억7,7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수인이 10월께까지 잔금을 납부하기로 했으며, 그전까지 대통령 부부가 해당 아파트에 담보권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점식 원내대표를 통해 "갭투자는 투기라고 규제를 강화했으면서 본인은 외상으로 집을 판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청와대는 "매수인의 사정에 따른 거래로, 합법적이고 통상적인 방식"이라며 "대출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이지 매도인의 잔금 유예까지 금지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매도인 대출 가능'이라는 문구를 명시한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송파구의 한 아파트 매물의 거래조건은 매매가 28억6,000만 원에 전세 8억7,000만 원을 안은 채 거래하면서 최대 5억 원까지 매도자 대출을 해주겠다는 조건이다. 매수자는 초기에 15억 원만 준비하면 되고, 나머지는 이자만 내다가 3~5년 내 상환하면 된다는 구조다.

매도인 근저당 거래는 실질적으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셀프 대출'에 해당하지만, 금융기관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금융당국도 이 거래 방식을 별도로 들여다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 대출이 규제 대상이며 사인 간 거래는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이 방식을 택한 만큼 당분간 규제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인 간 근저당이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고액의 자금을 빌리면서 적정 이자를 내지 않는 경우, 그 차액이 편법 증여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도 올해 5월 고가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사인으로부터 과도한 자금을 차입하는 경우를 집중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세청 측은 주로 가족·친척 간 고액 차용 사례에 국한한 것으로, 탈세 의혹이 없는 이상 사인 간 채무를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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