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84㎡ 한 달 새 5억 껑충…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운트다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성과급 효과와 비규제지역 프리미엄이 맞물리면서 경기 화성 동탄구 아파트 시장에 과열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집값 급등이 단순 기대 심리를 넘어 대출 레버리지 확대와 계약 파기로 구체화되면서 정부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탄 84㎡ 한 달 새 5억 껑충…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운트다운
ⓒ 아파트 전경[쿠키뉴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동탄구 집합건물의 대출지수 평균은 71.55를 기록했다. 이는 매수자가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로 충당했다는 의미로, 같은 기간 서울 평균(49.01)과 경기도 평균(64.1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탄의 대출지수는 올해 1월 21.95에 불과했으나 2월 60.29, 3월 61.81, 4월 64.02에 이어 5월 들어 70선을 넘어서며 수도권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레버리지 확대와 함께 호가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물은 6월 8일 현재 3691건으로, 보름 전인 5월 24일(4673건)에서 21.1%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47개 시·군·구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컸다. 경기 전체 매물이 같은 기간 4084건(-2.1%) 줄어드는 사이 동탄에서만 약 1000건이 사라진 것이다.

GTX-A 노선 역세권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동탄역 인근은 호가 급등이 두드러진다. '동탄역 시범한화꿈에그린' 전용 84㎡는 5월 26일 15억 8000만~16억 원에 거래됐으나 2주 만에 호가가 18억~20억 원으로 뛰었다. '동탄역 시범더샵센트럴시티' 같은 면적도 5월 초 15억 30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지만 한 달 뒤 저층임에도 20억 원을 부르는 매물만 남은 상태다. 동탄역롯데캐슬 84㎡는 이미 20억 8000만 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20억 시대를 현실로 만들었다.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낀 매도인이 계약을 스스로 무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의 경우 5월 중순 70㎡와 84㎡ 총 4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 초 모두 계약이 해제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단지 84㎡는 5월 초 15억 원대에 매물이 나왔지만 월말부터 매주 5000만~1억 원씩 호가가 올라 현재는 최고 19억 원까지 올라섰다. 집주인들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해 배액배상을 감수하면서까지 거래를 취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같은 과열의 배경으로는 삼성전자의 성과급과 사내대출이 지목된다. 세전 최대 6억 원에 이르는 성과급에 더해 최대 5억 원까지 연 1.5% 저금리로 지원하는 사내대출이 신설되면서 삼성 임직원들의 매수 여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수요도 가세하면서, 동탄 일대는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가 지나는 곳 인근)' 프리미엄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삼성 임직원뿐 아니라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호가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탄의 최근 3개월 누적 집값 상승률은 4.25%로, 같은 기간 경기 물가상승률 1.38%의 1.5배인 2.06%를 크게 넘어섰다. 주택법상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지역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대상이 된다. 구리시(3.89%)와 용인 기흥구(3.08%)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역시 이미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동탄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0% 올라 수도권 상승률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주(0.49%)에 비해 오름폭도 더 커졌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강화되고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재당첨 제한,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이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추가 지정될 경우 실거주 목적이 아닌 매수도 원천 차단된다.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추가 규제 도입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반도체 벨트 주요 지역의 시장 동향을 매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집값 과열이 이미 수치로 확인된 만큼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동탄과 기흥, 구리 등 일부 지역만 선별적으로 묶을지, 아니면 보다 광범위하게 추가 지정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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