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풍선효과 확산…경기 외곽 비규제지역 거래량 22% 폭증에 신고가 속출

갭투자 봉쇄와 대출 총량 규제라는 두 겹의 압박이 맞물리면서, 서울과 경기 핵심 지역의 규제망을 벗어난 외곽 비규제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빠르게 흘러들고 있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경기 비규제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5만7771건으로, 전년 동기(4만7429건)보다 21.8% 급증했다.

규제 풍선효과 확산…경기 외곽 비규제지역 거래량 22% 폭증에 신고가 속출
ⓒ 부천 소사구 아파트 전경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지난 6월 말 경기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규제 지정 이후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에서도, 규제지역과 맞닿은 경기권 비규제지역에 쏠린 주택 매입액이 전년 대비 두 배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변동이 잠잠했던 단지들도 올해 들어 잇따라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경기 부천 소사구 괴안동 'e편한세상 온수역' 전용 84.99㎡는 지난 5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3월까지 9억원 중반대에 머물던 이 단지는 4월부터 10억원을 넘어서더니 현재 최저 호가도 10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수원 권선구 금곡동 '호반써밋수원' 전용 84.98㎡도 지난달 처음으로 9억원대 거래를 기록했고, 남양주 다산동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84.7㎡는 지난달 12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최저 호가가 13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수원 영통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 상승률은 1.19%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 기준 통계로, 직전 주(0.41%)보다 0.78%포인트 뛰어오르며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동탄 집값이 단기 급등하자 반도체 벨트에 위치하면서도 규제를 피한 영통구로 실수요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풍선효과는 강남권보다 중저가 아파트에 기반을 둔 실수요자들에게 더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다. 서울 성북·관악구 등 15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의 집값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내에서 선택지를 잃은 수요자들이 경기 외곽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현금 여력이 충분한 강남권 수요자들과 달리,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층일수록 규제의 직격탄을 받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출 총량 규제 방식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은행들이 총량 규제 압박에 쫓겨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적용 가능한 최대 6억원의 대출을 자체적으로 줄이거나 제한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다자녀 가구처럼 실수요 성격이 분명한 경우에는 상환 능력을 전제로 일률적인 6억원 상한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규제의 반복과 풍선효과의 악순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2017년 서울 전역 규제 이후 수원 권선구·영통구 등이 일주일 새 2%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며 끓어오른 바 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로 시간을 벌었다면 그 기간을 공급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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