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도 못 막은 서울 집값…상반기 5.07% 올라 18년 만에 최고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2008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반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매수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에도 못 막은 서울 집값…상반기 5.07% 올라 18년 만에 최고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07%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9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8.7%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반년 만에 이미 절반을 훌쩍 넘긴 속도로 가격이 오른 셈이다.

가격 상승을 이끈 핵심 동인은 전월세 시장 불안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82.7을 기록해 2020년 11월(19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전세 매물이 줄자 임차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로 내몰리거나 아예 매매로 전환하는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다.

상승세는 특히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묶여 있는 만큼, 해당 조건 안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로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올 들어 7.99%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서구(7.73%), 구로구(7.09%), 영등포구(6.99%), 관악구(6.94%), 동대문구(6.44%)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 3구는 송파구 3.93%, 서초구 2.66%, 강남구 1.50%에 그쳐 비강남권의 오름폭이 강남을 압도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9억 원 이하 중저가로 분류되던 단지들이 연이어 9억 원 선을 넘어서면서,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0억4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누적된 상황에서 매물 부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맞물린 결과라는 진단이 나온다. 전세 가격 상승 전망 지수 또한 138.8로 올라, 향후 전세난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전세난 대응책으로 수도권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누적된 상황에서 비아파트 물량 확대가 전월세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물 부족으로 전월세 시장 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가격과 임대차 시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보다 정교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주 인기 글

NEWS

댓글 쓰기

💬 욕설 및 비방, 홍보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