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이 1868조 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전달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이 쏟아진 데다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은 1867조 72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861조 5866억 원) 대비 0.33%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은 서울에 있는 모든 아파트를 현재 시장 가격으로 평가한 총액을 의미한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 아파트 시가총액은 1481조 2498억 원으로 전달보다 4조 7743억 원(0.32%) 늘었고, 재건축 아파트도 386조 4797억 원으로 1조 3686억 원(0.36%) 증가했다. 자치구 가운데는 강남구가 336조 8902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으며, 송파구(240조 8872억 원)와 서초구(226조 4976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상승 폭의 뚜렷한 둔화다. 이번 달 상승률 0.33%는 전월(0.87%)보다 0.54%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지만 오름폭이 확연히 줄며 시장의 관망 기조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급매 거래가 늘었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385건으로 전월(135건)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124건에서 285건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 5월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급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의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내 입주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 6738가구이지만, 내년에는 2만 8614가구로 감소하고 2028년에는 8516가구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만큼 가격을 떠받치는 힘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곽 지역과 상급지 간 '키 맞추기' 현상도 시가총액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서울에서는 특정 지역 집값이 오르면 인접 지역도 따라 오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강남권 일부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한편, 외곽 지역에서는 대출 한도 6억 원이 적용되는 시세 15억 원 이하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띠며 가격 격차를 좁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