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매수자들이 가성비 높은 10억원 이하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3월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부동산(집합건물 기준)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이달 3일 기준 1만2248명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2월 5927명, 3월 6321명이었으며, 잔금 납부 후 60일 이내에 등기 신청이 가능한 만큼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자치구별로는 서남권 외곽에 자리한 강서구가 928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북권 외곽의 노원구(816명)가 뒤를 이었다. 3위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송파구(755명)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어 성북구(724명)와 구로구(700명)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생애 최초 매수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30~39세가 6877명(56.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40~49세(2443명, 19.9%)가 그 뒤를 따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중하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 구조를 꼽는다. 해당 지역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인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여전히 많고, 초기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10억원 이하 매물도 풍부해 현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직장인 부부 등의 실수요가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2월부터 이달 3일까지 계약된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노원구의 경우 상계동(580건)과 중계동(239건)의 10억원 이하 거래가 구 전체 거래량(1340건)의 61.1%에 달했다. 구로구 역시 구로동(227건)과 개봉동(145건)을 합산한 10억원 이하 거래가 전체(594건)의 62.6%를 차지하는 등 저가 중소형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이 두드러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생애최초 혹은 30대 젊은 매수자들은 디딤돌 대출·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 활용 비중이 높고, 가성비가 좋은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파트 수요의 무게중심이 10억원 이하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