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일정 바꿔 귀국한 이재용 회장… "머리 숙여 사죄" 대국민 사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닷새 앞두고 국민과 노조를 향해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이 노사 갈등 사안에 대해 공개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은 2022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 앞에 직접 서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그는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며 채찍질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출장 일정 바꿔 귀국한 이재용 회장… "머리 숙여 사죄"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

이 회장은 노조를 향해서도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또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면서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봅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 주시는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 노사 분쟁과 관련해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은 2019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노조원들에게 배분하는 제도화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파업에 대비해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선제적 감산에 나섰으며,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전날인 15일 삼성전자 사장단이 먼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영현 DS부문장(대표이사 부회장)은 같은 날 경기 평택에 있는 초기업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아 대화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도 이날 노조를 면담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20년 5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내 노동조합 활동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밝히며 노사 관계 법령 준수와 노동 3권 보장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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