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애 첫 집, 올해 절반 이상이 30대

올해 서울 주택 시장에서 30대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월세 불안까지 겹치자, 충분히 공부하고 시장을 직접 분석한 뒤 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공부형 매수'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을 구입한 매수자 가운데 30대는 1만 461명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5095명)와 비교하면 2.1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 생애 첫 집, 올해 절반 이상이 30대
ⓒ뉴스1

30대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구조적인 주거 불안이 자리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 6738가구이지만, 내년에는 2만 8614가구로 줄고 2028년에는 8516가구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이 갈수록 위축되는 만큼 전월세 거주 비용 부담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청약 제도도 30대에게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 현재 청약 만점(84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부양가족 6명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사실상 30대가 새 아파트 청약에서 높은 가점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아닌, 전세난과 공급 부족이 맞물린 상황에서 비롯된 절박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한다.

30대 매수자들이 선택한 지역은 주로 비강남권이다. 올해 30대 생애 첫 집 매수자가 가장 많이 몰린 자치구는 강서구(720명)였으며, 이어 노원구(610명), 구로구(560명)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최대 6억 원까지 가능한 15억 원대 이하 아파트가 집중된 곳이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지난해 30대가 대출을 활용해 가장 많이 매수한 단지는 동대문구 래미안 위브(2562가구), 구로구 한마을(1983가구), 강동구 선사현대(2938가구), 성북구 SK북한산시티(3830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래미안 위브를 제외한 3개 단지는 올해 3월 기준 전용 59㎡ 매매가가 15억 원 이하다. 강남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패턴이 뚜렷하다.

매수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처럼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대신,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임장 스터디에 참여해 지역별 교통·교육·상권 인프라를 꼼꼼히 살피는 방식이 30대 사이에서 일반화하고 있다. 시장 타이밍을 무리하게 예측하기보다는 스스로 충분한 확신이 생겼을 때 매수에 나서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온라인 강의 등 체계적인 학습 방식에 익숙한 세대 특성상, 30대의 '공부형 전략 매수'는 앞으로도 서울 주택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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