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핵심 원인 중복상장…비율 18.4% 미국의 53배, 금융당국 칼 뽑았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7,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금융당국이 '코리아 프리미엄' 조성을 목표로 증시 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복상장 규율 강화와 기업 밸류업 공시 확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모양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핵심 원인 중복상장…비율 18.4% 미국의 53배, 금융당국 칼 뽑았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온 중복상장 문제 해소를 위해 세부 개선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이 물적·인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하는 관행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익이 중복 계산되면서 기업가치 평가를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등이 대표적인 논란 사례다.

실제로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18.4%로, 일본(4.38%)과 미국(0.35%) 등 주요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중복상장 원칙 금지, 일부 예외 허용' 방침 아래 관련 상장 규정 정비를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기준이 담긴 거래소 규정은 올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모기업이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경영독립성·영업독립성·투자자보호 등 심사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당국은 중복상장 예외 적용 범위와 일반주주 권익 보호 방안, 자회사 상장 시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를 부여하는 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사례도 참고 대상이다. 일본은 소수 주주의 별도 의결 결과 공시 의무화, 대주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등을 제도에 반영한 바 있다.

밸류업 공시 확산 흐름도 주목된다. 정부는 2024년부터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하도록 유도해왔다. 지난해 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주식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서 고배당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가 크게 늘었고, 지난 4월 기준 누적 공시 상장사는 718개사에 달한다.

다만 지난달 신규 공시 기업 130곳 중 약 95%가 고배당 기업에 집중되고, 코스닥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스닥 기업의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해 세제 혜택 확대와 주요 지수 편입 비중 조정 등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공식적으로 추가 인센티브 검토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동일 업종 하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을 6개월마다 공개할 방침이다. 국회에서는 2년 연속 PBR 1배 미만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어, 저PBR 기업에 대한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큰 돌을 뺐으니 이제 작은 돌을 치워야 할 때"라며 "중복상장 금지와 PBR 개혁 등을 통해 시장 제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 투자와 기업 성장이 함께 가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이르면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해외로 유출된 투자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되돌리는 유인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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