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없다"며 주택 시장 정상화 의지를 재차 천명한 가운데, 오는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개편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와 보유세 실효세율 인상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비거주 1주택자들의 매도 퇴로도 함께 열어줘 전방위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6일 새벽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집값 하락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회복처럼 대한민국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며 "부동산 정상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반드시 해야 할 국가 핵심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나흘 앞두고 이 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5월 10일 이후 매물잠김이 심화되며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때 양도세 중과 이후 집값이 되레 뛰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이어 우선적으로 조준하고 있는 대상은 비거주 1주택자다. 이 대통령이 잇따라 실거주 중심의 세제 혜택을 강조하면서 비거주 1주택의 장특공제 축소는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현재 보유 최대 40%에 거주 최대 40%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적용되는 공제율을 보유 부분은 줄이고 거주 부분은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울러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매매' 허용도 검토 중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세입자가 있어 집을 팔지 못한다는 민원이 많다"며 "일정 기간 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입자가 있더라도 집을 팔 수 있도록 길을 터줘 실질적인 매물 출회를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전체 약 274만 가구 중 약 83만 가구가 비거주 상태다. 서울 내 다른 구에 거주하는 경우가 37만 가구, 서울 외 지역 거주자가 46만 가구에 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장특공제 개편뿐 아니라 보유세 강화, 대출 규제까지 예고된 상황이어서 각종 대책이 현실화될 경우 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도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보유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이 비율은 2021년 95%까지 올랐다가 전 정부에서 60%로 낮아진 뒤 유지되고 있다. 현재 69% 수준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병행될 수 있다. 이처럼 보유세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방식과 함께 세율 자체를 인상하는 직접 증세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등록임대주택 세제 혜택 축소,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추가 조치로 거론된다. 정부는 이러한 세제 대책들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매물 흐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오는 7월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6·3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인 개편 방향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거주 1주택 물량이 83만 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규제할 경우 어느 정도 매물 출회는 불가피하다"며 "특히 단기간 급등한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인기 지역에서 상생임대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췄지만 세입자 퇴거 자금이 부족한 집주인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특공제 산정 방식이 달라질 경우 현재 거주하지 않는 고령 1주택자들이 양도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