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서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2억 원까지 낮춘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오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마쳐도 중과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 처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전용 39㎡ 다주택자 매물은 지난달 13일 16억8000만원에 등록됐다가 같은 달 30일 15억6000만원으로 2주 만에 1억2000만원 내려갔다. 저층 물건이긴 하지만 올해 1월 기록된 같은 평형 최고가(18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 하락이다. 같은 구 일원동 푸른마을 전용 59㎡ 역시 다주택자 매물 호가가 지난달 21일 기존보다 2000만원 낮아진 20억7000만원으로 조정됐다.
비강남권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단지 전용 41㎡의 최고 호가는 5억9000만원이지만, 다주택자 급매물은 4억2000만원까지 떨어져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자이푸르지오 1단지 전용 59㎡도 최고 호가(13억8000만원)와 다주택자 최저가(12억1000만원) 사이에 1억7000만원의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는 10일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지방소득세 포함 최고 82.5%의 양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9일까지 계약 체결 없이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완료해도 중과 유예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다주택자들이 데드라인을 앞두고 마지막 처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 부담이 커질 것을 의식한 다주택자들이 일부 보유 매물을 정리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 다주택자 매물 상당수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이른바 '세 낀 매물'이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전세 보증금을 포함해 산정되는 탓에, 전세 보증금이 집값의 40% 이상인 서울 아파트는 사실상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10억원짜리 아파트에 전세 보증금이 5억원 설정된 경우, 매수자는 현금 9억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임차인 퇴거 시 전세퇴거자금대출 1억원만 활용할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시세보다 저렴한 다주택자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9일 이후엔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등 향후 세제 개편 방향에 따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재차 출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와 더불어, 비거주 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폐지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3년 이상 보유 부동산을 매도할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6~3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