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 아파트 전세 시장이 공급 절벽과 수요 집중의 이중 압박 속에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6월 8일 기준) 서울 전체 전용 60~85㎡ 아파트 전세가격은 0.36% 상승하며 2015년 3월 넷째 주 이후 약 11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 동일 면적대는 0.47% 오르며 전세대란이 정점이었던 2013년 10월 셋째 주(0.67%) 이후 12년 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의 밑바탕에는 구조적인 공급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7975가구에 불과하다. 지난해(1만6780가구)와 비교하면 52.5% 줄어든 수치다. 내년에는 소형 입주 물량이 4700여 가구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돼 단기 공급 공백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다주택자 규제가 1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민간 임대 공급 자체가 줄었다는 점도 시장 여건을 악화시킨 배경으로 꼽힌다.
수요 측에서는 반대로 소형에 대한 쏠림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전용 59㎡ 미만 소형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2대 1로, 중대형(46.9대 1)을 큰 격차로 앞질렀다. 분양가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의 문이 좁아진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등 초기 실수요층이 구매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구축 소형 전세 매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거래가에서도 상승세는 뚜렷하게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 2단지' 전용 59.38㎡는 이달 12일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 대비 7000만원 뛴 금액이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59.9㎡ 역시 지난 6일 6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3000만원 올라 동일 평형 기준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 전용 60~85㎡ 전셋값도 같은 기간 주간 기준 0.40% 올라 1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성동구(0.64%), 도봉구(0.55%), 강북구(0.49%), 성북구(0.48%), 노원구(0.42%) 등 동북권 대부분 자치구에서 전세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 여파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측은 중소형 전세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수요 증대와 공급 감소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라며,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요층이 소형·중소형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특히 광화문·종로·강남 등 주요 직장 밀집지에 대한 접근성 측면에서 동북권 선호가 높아, 임대 수요 집중이 가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공급이 당분간 확충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전세 가격 불안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선호 지역 신축·준신축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그 수요가 동북권 구축 단지로 밀려드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