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고도제한 데드라인…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속도전' 돌입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고도제한이라는 시간 압박 속에 빠르게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14개 단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가운데, 김포공항 인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 제한 개정안이 2030년 11월 국내에 적용되면 목동 일대 주요 지역의 건축 가능 높이가 약 90m(30층 안팎)로 제한될 수 있다. 현재 각 단지가 설계 중인 41~49층 고층 계획을 살리려면 그 전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사업 추진에 한층 박차가 가해지는 모양새다.

2030년 고도제한 데드라인…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속도전' 돌입
ⓒ 한국경제

총 사업비가 30조원에 달하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은 서울 서남권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기존 약 2만6000가구가 재건축을 거쳐 약 4만7000가구로 늘어나는 규모다. 단지별 공사비만 최소 1조원에서 최고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압구정·성수 등 한강 변에 집중됐던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시선이 서남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만 최대 10개 단지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목동7단지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29일 27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지난해 12월 거래가(21억1500만원)와 비교하면 불과 5개월 새 30% 가까이 뛴 수치다. 재건축 기대감이 호가를 넘어 실거래가에도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들은 일제히 현지 거점 마련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목동역 인근에 대규모 '디에이치 라운지'를 열고 4·5·7·10단지 수주를 위한 조합원 접점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자이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다음달 목동역 7번 출구 인근에 정식 재건축 라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목동 KT 부지 복합개발 단지 '목동윤슬자이' 분양 일정과 맞물려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2·4·7·9·12단지가 수주 목표 대상이다.

대우건설은 이달 중 하이엔드 브랜드 홍보를 겨냥한 '목동 써밋 갤러리'를 열고 8·11·14단지 공략에 나선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초 목동역 2번 출구 인근에 '목동 르엘 갤러리'를 선보이며 7·8·11·14단지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1·3·5·7단지를 핵심 수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주요 5개사가 각자 단지별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목동 일대는 사실상 건설사 브랜드 각축장이 됐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투표에 들어가는 곳은 6단지다. 오는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DL이앤씨가 두 차례 입찰에서 모두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갖고 있다. 6단지는 양천구 목동 911번지 소재 기존 1368가구를 지하 2층~지상 49층 4개동, 2173가구로 다시 짓는 프로젝트다. 14개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만큼 이번 시공사 계약 조건이 이후 단지들의 공사비 산정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목이 집중되는 또 다른 단지는 7단지다. 재건축 후 규모가 14단지(5123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4335가구에 달한다. 기존 최고 15층 2550가구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49층으로 재탄생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조합 창립총회에는 동의 소유자 2342명 중 2083명이 참석해 조합장을 선출하고 집행부를 구성했다. 총회장 입구에는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 관계자들이 수주 의사를 직접 드러내며 눈길을 끌었다.

7단지 조합은 이달 말 구 행정절차를 거쳐 다음달 10일 이전 조합설립인가 승인을 받고, 8월 서울시 통합심의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조례상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하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다. 다만 연내 시공사 선정 여부는 아직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의 차별화 요인으로 금융 조건을 주목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이주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LTV 100% 수준의 이주비 대출 조건을 제시하며 조합원 표심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 조달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복합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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