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서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다. 절세를 위한 막차 거래가 마무리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보인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가격이 숨 고르기를 하기는커녕, 매물 잠김·입주 물량 부족·전세 수급 불균형이 한꺼번에 맞물리며 집값 기대심리가 오히려 빠르게 달아오른 것이다.
국토연구원이 16일 발표한 '2026년 5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5.6으로 전월 124.9 대비 10.7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가 135 이상인 상승국면 2단계에 들어선 것은 지난 1월(138.2) 이후 4개월 만이다. 전국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116.7로 전월보다 4.7포인트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국면에 재진입했다. 서울 상승폭이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합산 기준으로도 서울의 온도는 뚜렷하게 높아졌다. 매매와 전세를 아우른 서울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2.2에서 129.9로 7.7포인트 뛰어, 지난해 6월(131.6)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축소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차단했던 작년 6·27 대책 직전 수준으로 심리가 복원된 것이다. 수도권 역시 경기도(120.1)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인천은 110.5를 기록했다.
현장 중개업소 응답에서도 가격 상승 체감이 확인됐다. 서울 중개업소 가운데 전월보다 주택 가격이 올랐다고 답한 비율은 55.4%로, 하락했다는 응답(6.1%)의 9배에 달했다. 반면 매매 거래량에 대해서는 전월보다 감소했다는 응답이 36.0%로, 증가했다는 응답(14.7%)을 크게 앞질렀다.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 상승 기대는 오히려 커진 셈이다. 이는 매물 잠김으로 인해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
전세시장의 불안도 한층 짙어졌다. 서울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9.4에서 124.2로 4.8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2020년 12월(125.6)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는 응답이 64.3%에 달했고, 임차 수요가 임대 공급보다 많다는 응답도 65.8%로 집계됐다.
이처럼 매매·전세 심리가 동반 상승한 배경에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면서 시장에 나올 매물 자체가 줄었고,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이 수급 불균형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전세 물량 감소가 가세하며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양상이다. 비수도권은 103.3으로 0.9포인트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보합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토지시장은 전국·수도권·비수도권 모두 하강국면을 이어가며 자산 유형별로 온도 차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 152개 기초자치단체의 일반 가구 6,680명과 중개업소 2,338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한다. 0~200 범위로 수치화되며, 95 미만은 하강, 95~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은 상승국면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