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시가격 3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고도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게 두 가지 방식으로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나는 종부세율을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부세 기본공제 기준을 현행 12억원에서 다주택자와 같은 9억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재정경제부가 이 같은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다음달 초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구체적인 기준 금액을 조율하고 있다.
두 방안이 함께 적용되면 초고가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은 이중으로 늘어난다. 우선 세율 조정만 놓고 보면 초고가 주택에 적용되는 최고세율은 현행 1.0%에서 2.0%로 두 배가 된다. 여기에 기본공제 축소까지 겹치면 과세표준 자체도 늘어난다. 예컨대 공시가격 30억원 아파트를 보유하고도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축소되는 것만으로 과세표준이 10억8000만원에서 12억6000만원으로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적용 세율 구간도 한 단계 높아진다.
양도소득세에서도 초고가 주택에 대한 혜택 축소가 예고됐다. 현재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데, 공제받는 금액 자체에는 상한이 없어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일수록 공제액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정부는 공제율은 그대로 두되 실제 공제받는 금액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율을 일괄적으로 올리지 않고도 초고가 1주택자에게 쏠린 과도한 세제 혜택에 한도를 씌우는 동시에, 장기간 실거주한 일반 1주택자는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도 거론된다. 현재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의 60%만 과세표준으로 반영하는데, 이를 80%로 올리면 세율 조정 없이도 과세표준 자체가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기본공제를 제외한 금액이 10억원인 다주택자의 경우, 현행 비율로는 과세표준이 6억원이지만 80%를 적용하면 8억원으로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초고가 주택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거주하는 경우에는 세제 혜택을 유지하는 방침이어서,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투기 수요는 견제하는 성격이 함께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세 30억원 이상을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삼을 경우 서울에서 보유세 강화 대상이 되는 가구는 약 16만6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고가 주택의 매물 출회나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 속도가 세제 인상 폭을 웃도는 데다, 자산가들의 학습효과가 작용해 오히려 임차인의 부담만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세제 개편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세율 조정에 앞서 과세 기반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산세 과표 상한제와 낮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탓에 고가 주택일수록 오히려 현실화율이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과 대상이나 세율 구간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과세 기반 전반을 함께 정비하지 않으면 정부가 기대하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