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이후 이주 폭증 예고…서울 전월세 시장, 18만 가구 쓰나미 버틸까

2028년부터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월세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이주해야 할 가구 수는 약 18만 가구에 달하는데,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8년 이후 이주 폭증 예고…서울 전월세 시장, 18만 가구 쓰나미 버틸까
ⓒ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회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을 통해 확인된 서울시 자료상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서울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주 물량은 총 17만9310가구다. 자치구별·연도별 이주 물량이 이처럼 구체적으로 집계돼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 2만4844가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1만3446가구로 잠시 숨을 고른 뒤, 2028년 4만5256가구, 2029년 3만9102가구, 2030년에는 5만6662가구로 급증하는 흐름이다. 2028년을 기점으로 이주 규모가 사실상 두 배 이상 뛰어오르는 구조다.

지역별로는 양천구가 3만1112가구로 가장 많다. 2029~2030년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의 이주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송파구는 2만4708가구로 뒤를 잇는데, 2028년 잠실주공5단지와 2029년 장미1·2·3차 이주가 예정돼 있다. 강남구(1만5852가구·은마아파트 포함), 영등포구(1만3395가구), 용산구(1만2678가구)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강남·서초·송파·강동·동대문·양천 등에서 6100가구 이상이 이주를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강남3구와 관악·용산구 등지에서 1만8700가구가 넘는 이주가 예정돼 있다. 노량진1구역(3897가구), 상계2구역(1986가구), 강동구 삼익파크(1092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단지만 7곳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같은 이주 수요 급증과 정반대 방향으로 임대차 공급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발표한 서울 전월세 시장 분석을 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사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5000호에서 1만7000호로 31% 줄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19% 감소했고, 매매 매물 역시 25% 축소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비아파트의 전세 계약 비율이 2019년 55%에서 지난해 27%로 반토막 난 반면, 월세 비중은 45%에서 73%로 치솟았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로도 7월 26일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3만9083건으로, 올해 초 4만4424건보다 12% 줄어든 상태다. 최근 반포 일대에서 오티에르 반포·래미안 트리니원·디에이치 방배 등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일부 물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이 지역을 제외하면 감소 폭은 더 크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추진 과정에서 2026~2031년 철거되는 기존 주택이 22만1000가구에 달하는 데 반해 같은 기간 완공 예정 신축 주택은 최대 9만5000가구 수준에 그쳐 12만6000가구 이상의 순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비업계에서는 이주 물량이 집중되는 2028년 이후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본다. 재개발 이주 수요는 기존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특정 지역의 전세 수급을 집중적으로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서울 안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해 경기·인천 등 외곽으로 밀려나는 이주 가구가 적지 않은데, 이주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증하는 시점부터는 전월세 품귀 현상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서울시는 올해 2월 3년간(2026~2028년) 조기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 8만5000가구 규모의 '핵심공급 전략사업'을 발표하고 신속 착공 지원책을 내놨다. 투기과열지구 확대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을 받는 구역이 42곳에서 159곳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 데다, 분담금 부담과 주거이전 제약 등 현장 고충 사례가 127건이나 확인되면서다. 주택진흥기금 500억원을 이주비 융자 지원에 편성한 데 이어, 지원 한도를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고 기금 규모도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실체 있는 공급 대책만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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