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금융당국이 잔금대출과 이주비대출 등 일부 항목을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신혼부부·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 예외 적용도 함께 논의되고 있어, 이번 주 발표될 부동산 종합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연간 대출 증가분을 일정 범위 안에 묶어두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으며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 이내로 제시했다. 지난해 증가율(1.7%)보다 엄격하게 조인 수치다.
문제는 이 목표치가 상반기도 채 끝나지 않아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이다. 가계대출 공급 규모가 가장 큰 5대 시중은행은 이미 연간 증가 여력의 85%를 써버렸고, 이 가운데 2개 은행은 연간 목표액 자체를 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등 하반기 입주 단지 계약자들이 잔금대출 창구에서 막히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실거주 목적의 기존 분양 계약자들이 사후 정책 변경으로 피해를 입는 상황에 대해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금융위에 점검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규제 기조를 유지하되 실수요자를 위한 맞춤형 완화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잡고 있다. 특히 잔금대출을 총량 규제 산정 대상에서 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금융위는 잔금대출과 이주비대출 수요자의 상당수가 이미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라는 점을 고려해 전면 제외보다는 세밀한 기준 적용을 검토 중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 대출을 예외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도 거론되며, 구체적인 소득·보유 요건은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전세대출의 경우 규제 강화 방침이 유지되지만, 청년·서민 실수요자에게는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이 병행 검토되고 있다.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공적 보증 한도를 현행 80%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투기 목적으로 판단되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은 제한하고 기존 대출도 만기 도래 시 회수하는 방향이 검토된다. 단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학교폭력 피해 등 불가피한 사유는 예외로 인정하기로 하고 당국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 중이다.
이주비대출에 대해서도 담보 산정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재 기존 주택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대출을 내주던 방식 대신, 정비사업 완료 후 신축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로 유지하면서 해당 항목만 예외로 두는 방식과, 목표치 자체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 사이에서 막판 조율 중이다. 정부는 대출 규제 개편을 포함해 공급·금융·세제 전반을 아우르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