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추산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릴 경우 올해 주택분 보유세 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준비 중인 초고가 주택 중심의 종부세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최고 8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초고가 주택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뺀 금액 중 실제로 세금을 매기는 비중으로, 공제 후 남은 금액이 10억원이라면 현재는 6억원에 세율을 적용하지만 비율이 80%로 오르면 과세표준이 8억원으로 커진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3억4543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율 조정만으로도 서울 아파트 상당수가 종부세 과세 대상에 새로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에서 13억원으로 1억원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2억원을 올리면 인상률이 16.7%에 달해 정부로서도 부담이 크지만, 1억원 인상 시 인상률은 8.3%로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9.16%)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시가 12억∼13억원, 시가로는 17억∼19억원 안팎의 주택 보유자는 세금이 줄거나 과세 대상에서 아예 빠질 가능성이 있다.
주택 수에 따른 세율 구분도 손질된다. 현재 2주택 이하에는 0.5∼2.7%, 3주택 이상에는 0.5∼5.0%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정부는 이런 주택 수 기준 대신 보유가액을 중심으로 세율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제·중부담·초고가 3개 구간으로 나눠 차등 과세하는 방식도 논의 대상에 올라 있다. 기본공제와 세율 개편은 주택 처분이나 보유 계획 조정에 시간을 주기 위해 2028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종부세 세액공제 제도도 손볼 예정이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 기간에 따라 20~50%, 연령에 따라 20~40%를 공제받아 최대 80%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는데, 거주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세액공제 총액(2071억원) 가운데 87.9%가 서울 소재 주택에 집중됐고, 과표 20억원 초과 대상자(전체의 1.6%)가 공제액의 2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 공제를 실제 거주 기간 기준으로 바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 중심으로 재편된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을 각각 최대 40%, 합계 최대 80%까지 공제받는다. 정부는 이르면 2028년부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하고, 전체 공제액에 10억원대 상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보유세가 강화되면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한시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소득이 많지 않은 고령 은퇴자가 집을 팔거나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등 별도의 매각 유인책도 거론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이 목표가 아니라 응능부담(應能負擔) 원칙에 따라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은 지원하되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는 합당한 부담을 지우는 방향이며, 국민이 이를 징벌적 조치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