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당 1505만원을 기록하며 2021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1500만원선을 넘어섰다. 1년 전(1252만원)과 비교하면 20.16% 오른 수치다. 단순히 가격이 높아진 것을 넘어, 상승하는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 더 주목된다.
과거에는 ㎡당 1200만원에서 1300만원 선을 넘어서기까지 13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올해 4월 1400만원을 처음 돌파한 뒤 불과 4개월 만에 1500만원대에 진입했다. 상승 속도가 세 배 이상 가팔라진 셈이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서울과 인천이 있다. 서울의 8월 평균 분양가는 ㎡당 2468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9% 오르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2007만원)보다는 22.98% 높은 수준이다. 3.3㎡(평) 기준으로는 8159만원에 달해 수도권 전체 평균(4976만원)을 크게 웃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단지는 영등포구 '써밋 클라비온'으로, ㎡당 3055만원에 분양됐다. 중구 '충정로역자이르네'도 ㎡당 291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용 84㎡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는 19억4433만원으로 20억원선에 근접했다.
인천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8월 인천 평균 분양가는 ㎡당 958만원으로, 한 달 새 6.85% 올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1년 전(767만원)과 비교하면 24.91% 뛴 수치다. 소형인 전용 59㎡ 분양가 역시 7.02% 상승한 5억3897만원으로 조사 이래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수도권 전용 59㎡ 평균 분양가도 9억2033만원으로 전월보다 0.65% 올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서울은 1.97% 상승한 15억9343만원으로 4개월 연속 15억원대를 이어갔다. 반면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전국 평균 분양가는 7억1476만원으로 전달보다 소폭 낮아졌다.
수도권 내에서도 격차는 있다. 경기의 평균 분양가는 ㎡당 1089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4.58% 내렸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당 923만원으로 6.98%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경남(692만원, -1.19%)과 광주(792만원, -0.58%)도 내림세였다.
전국 기준으로는 8월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당 862만원(12개월 이동평균)으로 전월(864만원)보다 0.16% 내렸지만, 1년 전(774만원)과 비교하면 11.36% 오른 수준이다.
공급 물량은 줄었지만 수도권에 집중됐다. 8월 전국에서 새로 공급된 민간아파트는 15개 단지, 총 8092가구로 전월(1만3059가구)보다 38% 감소했다. 이 가운데 경기(3894가구), 인천(1949가구), 서울(553가구) 등 수도권이 6396가구를 차지해 전체의 79%에 달했다. 비수도권은 광주, 경남, 대구, 전북을 합쳐 1696가구에 그쳤다.
정부가 8·13 대책 후속으로 주택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 확대에 나서면서 수도권 공급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미 토지비와 공사비가 크게 반영된 구조상 공급이 늘어도 분양가가 동반 하락할지는 별개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철근 가격 상승으로 분양가상한제 기본형건축비가 ㎡당 223만7000원으로 오른 점도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