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정책대출이 밀어낸 30대…노원·강동·강서로 '첫 집' 몰렸다

전세 매물 감소와 집값 동반 상승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서울 30대의 생애 첫 주택 매수가 올해 들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대출 규제와 높아진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30대는 정책 자금을 적극 활용하며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집합건물 매매 등기 7만2천여 건 중 생애 최초 매수자의 비중은 45.6%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30대 비중은 56.1%에 달하며 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돌파했다. 올해 1~8월 누계로는 서울에서 생애 처음 주택을 매수한 30대가 3만1천여 명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2020~2021년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서울 강북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 뉴시스

30대 매수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노원구·강동구·강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이다. 이들 자치구에서는 전용면적 59㎡ 내외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30대 매수 거래가 집중됐으며, 평균 매매가격은 약 10억4천만원 수준이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강서구(0.27%)·노원구(0.24%) 등 중저가 외곽 지역의 주간 아파트 상승률이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30대가 고가 한강벨트 대신 외곽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 등 정책 자금은 주로 10억원 이하 주택에 집중되는 구조여서 자연스럽게 외곽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쏠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전세 매물 부족으로 임대 비용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월세화를 피해 매수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도 수요 전환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중저가 주택은 세금·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전세 매물 부족이 맞물리면서 매수 전환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기존 호가보다 낮은 매물이 등장한 것도 실수요자의 진입을 앞당긴 요인 중 하나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주택자의 전세 낀 주택 매수를 허용하는 등 한시적 규제 완화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30대의 주택 매수 급증은 단순한 부동산 시장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결혼 건수와 출생아 수가 동반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회 진출·결혼·출산이 집중되는 30대의 주거 안정 여부가 인구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다. 내 집 마련 부담이 낮아질수록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비율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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