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보다 더 무서운 게 온다…5년 새 5배 뛴 '이것', "얼마나 오를지 가늠도 안 돼"

중동 전쟁의 여파가 석유를 넘어 황산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황산 가격이 최근 톤(t)당 800달러(약 119만 원)를 넘어서며 5년 전(t당 150달러)과 비교해 5배 이상 치솟았다. 올 1월만 해도 t당 500달러 수준이었으니 불과 몇 달 사이에 급격히 오른 것이다. 콩고의 한 구리 업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얼마까지 오를지 알 수 없다. 곧 모두가 황산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름값보다 더 무서운 게 온다…5년 새 5배 뛴 '이것', "얼마나 오를지 가늠도 안 돼"
ⓒ연합뉴스

황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화학물질 가운데 하나로, 한 나라의 황산 생산량은 그 나라 화학 산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황산은 원유·천연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황(硫黃)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황산 원료인 원유와 천연가스의 주요 산지가 중동 걸프 국가들이고, 전 세계 황 해상 수송량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특히 중동산 원유는 황 함량이 높은 고유황 중질유 비중이 커 공급 차질의 영향이 더욱 크다.

여기에 세계 황산 수출의 약 15%를 담당하는 최대 생산국 중국이 5월부터 황산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압박이 가중됐다. 황산은 인산염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로, 전 세계 황산 사용량의 약 60%가 비료 제조에 투입된다. 파종 시기를 앞두고 중국이 자국 내 비료 공급을 우선시하는 차원에서 수출을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황산 공급 차질이 연쇄적인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황산 가격 상승은 비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농업 생산량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로이터통신은 "비료 공급이 수개월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곡물 가격이 급등한 2022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원자재 위기 당시 황산 현물 가격이 t당 800달러 수준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그 여파로 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쌀과 밀 가격이 폭등하며 식량난이 벌어졌다. 현재 황산 가격이 그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구리 산업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황산을 이용한 구리 제련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 자동차·건설·스마트폰 등 제조업 전반에 영향이 미친다. 골드만삭스는 "황산 부족이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17%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리 생산 비용이 오르면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진다.

황산 수요를 놓고 광산 업계와 비료 업계 간의 충돌도 가시화되고 있다. 황산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농가의 비용 부담이 늘고 작물 수확량이 줄어 식량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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