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예상 순이익 美 다음으로 세계 2위 … "수익 대비 시가총액은 여전히 낮다"

한국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규모 면에서 일본, 영국, 중국을 모두 앞서지만 글로벌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이들보다 낮아, 코스피가 주요국 중 저평가 정도가 가장 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MSCI 월드지수 편입 기업의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한국이 3300억 달러로, 미국(2조95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일본 3000억 달러, 영국 2500억 달러, 중국 2300억 달러 순이다. 그러나 MSCI 월드지수 내 시총 편입 비율은 한국이 2.3%로, 한국보다 순이익이 적은 일본(5%), 영국(3.3%), 대만(3.1%), 중국(2.8%)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월드지수에서 한국의 이익 기여도와 시총 비중 간 격차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크다"며 "주가 상승 속도가 빨라도 실적 눈높이 상향 조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MSCI 지수 기준 한국 기업의 이익은 내년 말 3800억 달러, 2028년에는 4000억 달러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韓기업 예상 순이익 美 다음으로 세계 2위 … "수익 대비 시가총액은 여전히 낮다"
ⓒ매일경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증시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시총 집계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시총 11위, SK하이닉스는 14위에 올라 있다. 글로벌 시총 상위 20위권에 기업이 두 곳 이상 이름을 올린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뿐이다. 3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대만의 TSMC(6위), 네덜란드의 ASML(22위), 중국의 텐센트(24위)만 포함될 뿐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2027년 영업이익 세계 1~3위 기업이 삼성전자, 엔비디아, 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전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0만 원에서 46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170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각각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목표가를 낮춘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메모리 가격 상승 전망을 반영해 다시 큰 폭으로 올린 것이다.

피터 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성과급 충당금으로 실적에 10% 안팎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메모리 업황의 추가 상승 여지가 커졌다"며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에는 가격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1만 포인트'를 달성할 경우 달러 환산 시총이 5조 달러에 달해 글로벌 시총 순위 5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단 수준까지 내려와 있어, 반도체 실적 모멘텀과 밸류업 정책에 따른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도 이어지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연관성이 높은 경기선행지수가 8~9월께 정점을 통과할 수 있고,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9월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잭슨홀 미팅, 미국 중간선거 등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서머랠리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7월까지는 증시를 이끌 수 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3분기부터 꺾일 경우 실적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9% 내린 7643.15에 마감했다. 장 초반 7999.67까지 올랐다가 한때 7421.71까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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