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 월세 중심으로 재편… 전셋값 2.5% 오를 때 월셋값 8% 급등

임대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월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8.0%에 달해 전세 상승률 2.5%를 큰 폭으로 앞질렀으며, 전세 매물 감소와 신규 입주 물량 축소가 맞물리면서 올해 전셋값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 시장 월세 중심으로 재편… 전셋값 2.5% 오를 때 월셋값 8% 급등
ⓒ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KB금융그룹이 5일 발간한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전인 2021년 40% 수준에서 올해 1~2월 누적 기준 68.3%까지 치솟았다. 수도권은 67.3%, 비수도권은 70.2%를 기록했다. 아파트만 따로 보면 전국 기준 월세 거래 비중이 50.6%로 절반을 넘어섰고, 수도권 50.7%, 서울 49.8% 순이었다.

전세는 그동안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사적 금융 수단으로 국내 임대차 시장의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2021년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잇따라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목돈을 마련해 전세로 거주하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전셋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보증금 마련 자체가 부담이 되면서 매월 임대료를 내는 월세가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월세화가 국내 임대차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주거비 지출 방식이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구조에서 매월 납부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관련 금융상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임대 주택의 투자 가치 평가 기준도 매매 차익 중심에서 임대료 수익과 현금흐름 중심으로 옮겨가고, 기업형 임대 시장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셋값 전망과 관련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추가 상승 쪽으로 의견이 쏠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도권 전셋값이 1~3%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공인중개사들은 0~1% 상승을 점쳤다. 갭투자 불가, 월세 전환 증가,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이 맞물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전망은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도 엇갈렸다. 1월과 4월 두 차례 실시된 설문 결과를 보면, 두 집단 모두 4월 조사에서 상승 전망 비율이 크게 줄었다. 시장 전문가의 상승 전망 비율은 1월 81%에서 4월 56%로 떨어졌고, 공인중개사는 76%에서 46%로 줄어들었다. 특히 공인중개사의 경우 4월 조사에서 하락 전망이 54%로 상승 전망을 역전했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늘어난 데다, 4월 1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이 중단되면서 시장에 추가 매물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하반기 부동산 세제 개편과 공급 대책이 시장 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 하방 요인으로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주택시장은 특정 지역에만 집값이 집중 상승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체적으로 1.3% 오르는 데 그쳤음에도 송파·성동·강남·광진구 등은 20%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상승폭이 5% 이하이거나 하락한 지역도 상당수였다. 경기도 역시 25개 시 가운데 14개 시 아파트값이 떨어져 도 전체 상승률은 1.3%에 그쳤지만 과천은 20.7% 급등했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비수도권이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양극화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합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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