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와 스마트폰·가전 담당 DX 부문 사이에 최대 100배에 달하는 성과급 격차가 생기면서,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 간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6억 성과급' 인증 글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7일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스스로를 'DS 메모리 소속'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3 때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현재 CL3(전문 직급) 8년 차라고 소개하며, 이번에 받게 될 성과급이 6억 원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는 고졸 출신 생산직 비중이 높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작성자도 고졸 공채로 입사한 생산라인 소속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글이 확산되자 같은 삼성전자 직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안 그래도 성과급 격차로 예민한 시기에 여론만 악화시킨다", "제발 조용히 챙기고 입 좀 다물어라"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성과급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업부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 같은 인증 글이 내부 갈등에 불을 지핀 셈이다.
이번 격차의 구조적 배경은 지난 27일 조합원 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가결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DS 부문에만 적용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삼으며, 재원 배분은 부문 공통 40%, 사업부 60%로 나뉜다. 지급률 상한은 따로 두지 않는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약 340조~350조 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봉 1억 원 기준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OPI를 합해 최대 6억 원 안팎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약 2억1000만 원 수준에 그치며, DX 부문 직원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며,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 제도는 향후 10년간 적용되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DS 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 이상 달성이 조건으로 붙는다.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최대 100배까지 벌어지면서 DX 부문 수장인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나서 직원 달래기에 나서는 등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한편 주주단체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무효 확인 소송 등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어,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조직 안팎으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