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0조 돌파한 앤트로픽, 기업가치 1440조…삼성·SK하이닉스도 파트너로 합류

연 환산 매출 470억 달러(약 70조원)를 넘어선 앤트로픽이 사상 최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실리콘밸리 AI 패권 경쟁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의 최대 라이벌로 꼽혀온 이 회사는 이달 초 기준 연 환산 매출이 470억 달러를 돌파했고, 기업용 AI 코딩 서비스 클로드의 기업 고객 확산이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

매출 70조 돌파한 앤트로픽, 기업가치 1440조…삼성·SK하이닉스도 파트너로 합류
ⓒ 연합뉴스

앤트로픽은 28일(현지시간)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 달러(약 97조원)를 유치했으며,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2월 평가액 3800억 달러에서 2.5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이로써 앤트로픽은 지난 3월 말 8520억 달러를 기록한 오픈AI를 기업가치 기준으로 추월했다. 금융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21년 설립된 앤트로픽이 이 같은 기업가치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역대 어떤 스타트업보다도 빠른 속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첫 제품 클로드를 출시한 지 3년 2개월 만의 성과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알티미터 캐피털, 드라고니어, 그린오크스, 세쿼이아 캐피털이 공동 주관했으며, 블랙스톤, DST글로벌, 베일리 기퍼드,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 싱가포르 테마섹 등도 참여했다. 기존 최대 투자자인 아마존을 포함한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약속한 150억 달러 규모의 자금도 이번 라운드에 포함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모두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자격으로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D램 시장에서 각각 36%, 32%, 23%의 점유율을 보유한 이들 기업의 합류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 공급망 협력의 성격이 강하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앤트로픽이 언급한 '로직칩'이라는 표현이 단순 메모리 이상의 협력 범위를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재무적 성과도 가파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분기 매출이 109억 달러에 달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크리슈나 라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자금 조달은 사상 최대 수요에 대응하고 연구의 최전선에 서며 더 많은 업무 현장에 클로드를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모델 라인업 확장도 함께 이뤄졌다. 앤트로픽은 사이버 보안 우려로 공개를 한 달 이상 미뤄왔던 최상위 모델 '클로드 미토스'를 몇 주 안에 일반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이와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갖춘 모델은 일반에 공개되기 전 더욱 강력한 사이버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며 "보안 조치 개발을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토스는 전문가 수준의 사이버 보안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갖춘 모델로, 지난달 초 개발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토스의 하위 모델이자 현재 공개된 모델 가운데 최상위인 '오퍼스4.8'도 이날 공개됐다. 정직성이 높아지고 악의적 유도에 동조하는 오정렬 행동 발생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앤트로픽의 설명이다. 코딩, 에이전트 활용, 금융분석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5.5, 구글의 제미나이3.1 프로를 앞섰으며, 전문가 수준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 지표에서도 49.8%로 두 경쟁 모델을 제쳤다. 이용 요금은 전작 오퍼스4.7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한편 연내 IPO를 추진 중인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스페이스X와 함께 올해 가장 주목받는 비상장 기업으로 꼽히며 상장 경쟁에도 본격 돌입한 상태다. 오픈AI의 경우 상장 시 예상 기업가치가 최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두 회사 간 경쟁 구도는 IPO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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