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코앞인데…노사가 끝내 못 좁히고있는 두 가지 쟁점은 이것

삼성전자 노사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후조정 이틀째 집중 협상을 이어갔지만, 성과급 제도화 방식과 반도체(DS)부문 내 사업부 간 성과급 분배 비율이라는 두 핵심 쟁점을 해소하지 못했다. 회사 측이 이미 일정 부분 입장을 수정한 만큼 노조도 양보에 나서야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업 코앞인데…노사가 끝내 못 좁히고있는 두 가지 쟁점은 이것
ⓒ연합뉴스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제도화 방식이다. 노조는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상한 없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두 가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의 일부를 반드시 직원들에게 지급하도록 못 박는 것은 경영상 큰 부담이 되는 데다, 주주 몫을 직원들에게 먼저 배분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계와 주주단체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영업이익 연계 성과급 지급이 제도화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회사 측이 우려하는 또 다른 측면은 파급 효과다. 삼성전자가 이 제도를 수용하면 다른 대기업 노조들도 같은 요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카카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임단협에서 이를 핵심 안건으로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도입됐지만, 국내 1위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이를 공식화하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회사 측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이 쟁점에서는 양측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주장대로 영업이익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되, 특별 포상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기준 변경은 노조 입장을, 완전한 제도화는 피한다는 점에서 사측 입장을 각각 일부 반영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이자 현재까지 가장 첨예한 쟁점은 DS부문 내 성과급을 부문 전체와 개별 사업부에 나누는 비율이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DS부문 안에는 큰 흑자를 내고 있는 메모리 사업부와 함께,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하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함께 존재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현재 영업이익이 거의 없거나 적자 상태다.

노조는 성과급의 70%를 DS부문 전체 조합원에게 나누고, 나머지 30%를 메모리 사업부에 돌리자는 이른바 '7대3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같은 부문에 속한 조합원끼리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경우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직원들도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과 큰 차이 없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회사는 이에 반대한다. 영업이익이 거의 없거나 적자를 내는 사업부에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면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애초 부문 전체 30%, 사업부 70%를 제안했다가 노조 측 요구에 밀려 부문 전체 40%, 사업부 60%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성과를 낸 곳에 조금이라도 더 배분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노조가 적자 사업부를 챙기기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일부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한발 물러서는 것이 파업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측 최초 제안인 영업이익의 10%를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나누는 방식을 적용하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직원 1인당 성과급은 5억8000만원, 비메모리 부문은 3억3000만원에 달하게 된다.

노조를 둘러싼 내부 논란도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들이 현재 진행 중인 교섭·파업 절차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고용노동부에 시정명령과 행정지도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진정인들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파업에 협조하지 않는 조합원을 사측의 전환배치나 해고 시 우선 대상자로 삼겠다고 발언한 것이 노조법 위반이자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정인들은 노조가 부문별 성과급 분배 비율 변경을 요구하는 조합원 의견에 대해 "조합원 설문조사로 이미 확정된 안건"이라며 변경 불가 방침을 내세웠지만, 실제 설문조사에는 해당 문항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가 DS부문 분배 비율은 자의적으로 결정해 사측과 협의하면서도 완제품 부문인 DX에 관한 안건은 처음부터 논의 대상에서 배제했다고도 비판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는 18일 1차 협상을 마친 뒤 내부 텔레그램 소통방에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라며 "DX 솔직히 못해 먹겠네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협상이 DS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부문 조합원들의 불만이 쌓이자 이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노조 지도부가 특정 부문 조합원들을 사실상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조직 내부 갈등을 더욱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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