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이 표면화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전면 폐지가 중산층에게 실질적인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세제개편안의 세부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집은 사는 곳(Living)이지 사는 것(Buying)이 아니다'라는 원칙 아래 실거주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없애고, 양도소득세 공제 한도를 최종적으로 10억 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1989년 도입 이후 보유 10년 이상 시 최대 40%, 거주 10년 이상 시 최대 40%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제공되던 장특공제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되어 2029년 완전히 폐지된다.
개편안이 알려지자 비거주 1주택 보유자들의 반발이 확산됐다. 지방 근무나 전세 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본인 소유 주택에 직접 살지 못하는 중산층까지 사실상 징벌적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개편안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인 김민석 의원은 14일 소셜미디어(X)를 통해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며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전면 폐지는 사실상 증세"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의 경우 웬만한 아파트가 시가 12억 원을 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조치가 비거주 1주택자에게 실질적인 세 부담 증가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 의원도 같은 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 세금을 손대지 말라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1가구 1주택·종부세·양도세 등을 손질해봐야 1조 원 더 걷히는데, 50조 원의 추가 세수가 있는데 왜 1조 원에 목숨을 걸려고 하냐"고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 정부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세 부담 강화가 전월세 시장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임차인 퇴거를 강요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최소 409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개편안이 원안 그대로 시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보완 방향도 제시했다. 종부세의 경우 현행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으로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실거주자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부 공동명의가 단독명의에 비해 불리하게 적용되는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의 지방 이주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추가 논의 대상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당 차원의 공론화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당이 국민·전문가·야당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당정협의를 통해 세부 내용을 수정·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