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에서 성별 경계가 무너지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화도졸음쉼터에서 여자 화장실 대기 줄이 10m 이상 이어지자 여성들이 남자 화장실로 몰려들었고, 이를 목격한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성별 형평성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구조적으로 여자 화장실 칸 수가 부족한 졸음쉼터에서 이 같은 상황은 이미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일반적으로 여성 화장실은 이용 시간이 남성보다 길고 칸 수 대비 회전율이 낮아 혼잡이 쉽게 발생한다. 반면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도로별 통행 수요와 무관하게 남녀 화장실 각각 한두 칸씩 일괄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연휴처럼 이용객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혼잡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화도졸음쉼터 아줌마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확산됐다. 글쓴이에 따르면, 여자 화장실 앞에 10m 이상의 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중년 여성 4명이 남자 화장실 앞으로 먼저 건너왔고, 이후 하나둘씩 줄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해당 남자 화장실은 입구 바로 앞이 소변기 구역으로, 문을 열면 내부가 즉시 노출되는 구조였다. 글쓴이는 남자 화장실 줄이 줄어들자 여성들이 순서를 기다리기 시작했고, 결국 남자 화장실이 사실상 공용으로 운영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해당 글에는 목격 당시의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여자 화장실 쪽은 긴 줄이 늘어선 반면, 남자 화장실 쪽에는 몇몇 남성들 뒤로 중년 여성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반면 여자 화장실 줄에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계속 서 있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남자가 여자 화장실 앞에서 저렇게 줄을 섰다면 성추행으로 신고당하는 상황 아니냐", "성별이 바뀐 상황이었다면 훨씬 큰 논란이 됐을 것", "공용시설 이용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소변기가 외부에서 바로 보이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이용 중인 남성들에게 불쾌감과 노출 부담을 줬다는 비판이 컸다.
반면 옹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여성 화장실 칸 수 부족은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들어 "생리 현상은 급하면 어쩔 수 없다", "비난보다는 여자 화장실 칸을 늘릴 방법을 찾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논란은 졸음쉼터 화장실의 현실과 동떨어진 설치 기준과 예산 부족이라는 오래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