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시즌2' 무대는 성수동 삼겹살집…젠슨 황, 이번 방한 의제는 '피지컬 AI'

지난해 치킨집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약 9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번 방한에서는 AI 반도체를 넘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분야로 협력 범위를 대폭 넓히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깐부 시즌2' 무대는 성수동 삼겹살집…젠슨 황, 이번 방한 의제는 '피지컬 AI'
ⓒ 연합뉴스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일정을 마친 뒤 오는 4일 저녁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다. 5일부터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릴레이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한 일정에 돌입한다.

이번 회동의 주요 참석자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이 겹쳐 이번 자리에는 함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LG그룹과의 협력 논의다. 구광모 회장과 황 CEO의 공식 대면은 이번이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및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협력 구체화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아이작(Isaac)'을 스마트홈 로봇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과 엔비디아 AI 생태계 간 연동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황 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 로보틱스 부문을 총괄하는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서울 LG트윈타워를 직접 방문해 협력 방안을 사전에 조율한 바 있다.

회동 장소로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전문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는 엔비디아 측이 가예약을 해놓은 상태라며, 인원 구성을 최종 확인한 뒤 예약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예약 현황에서도 5일 오후 6시 이후 시간대가 모두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회동이 이뤄지면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를 곁들이는 이른바 '삼겹살 소맥 회동'이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삼성동의 치킨집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당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자율주행 협력 기대감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이른바 '깐부 회동'과 비교해, 이번에는 협력 의제가 한층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황 CEO는 격식보다 편안한 분위기의 만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수동은 글로벌 브랜드와 IT 스타트업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꼽힌다.

이번 방한 준비 과정에도 매디슨 황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깐부 회동을 기획한 데 이어 올해도 주요 일정과 동선 조율을 맡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황 CEO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도 저울질하고 있다. 방문일은 오는 8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5G 특화망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집약된 이 공간에서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 국내 플랫폼 기업 간 협력 논의가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황 CEO는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와 신라호텔에서의 국내 기업인 간담회 일정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CEO는 방한 전날인 1일,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 이어 현지 식당에서 '코리아 파트너 나잇'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도 황 CEO의 기조연설 현장을 직접 찾아 차세대 AI 기술을 살펴보고 별도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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