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 랠리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코스피 지수가 4100~4200선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수 상승을 과장하고 있다는 이른바 '반도체 착시론'이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으며, 이 쏠림 현상이 해소될 조짐도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 증권사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1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보도를 공유하며 "반도체가 우리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데, 왜 반도체를 빼고 종합주가지수를 계산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손흥민 선수를 비유로 들어 이 같은 분석의 허점을 꼬집었다. "축구 실력 빼면 손흥민도 보통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며, 오히려 "반도체 빼고도 한국 증시 무려 4,100"이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는 반도체가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것 자체는 산업 구조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제거한 가상의 지수를 기준으로 현재의 코스피 상승을 평가절하하는 시각에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 기준으로도 지수는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시'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6월 집권 초반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5000선을 넘겼고, 현재는 8000선 고지를 밟고 있다.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친주식 정책과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가 맞물린 결과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으로 AI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구조적 장세를 꼽고 있다. 상승률 상위 종목 상당수가 메모리와 연결된 기판, 패키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반도체 중심의 지수 구성은 한국 경제의 실제 산업 구조를 반영한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