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 시장에서 분양은 활기를 띠었지만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준공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26년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주택 분양 물량은 1만3,77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6,558가구)보다 110%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준공 물량은 1만5,160가구에 머물러 전년 동기(3만1,618가구) 대비 52.1%나 쪼그라들었다. 아파트만 따지면 낙폭은 더 컸는데, 서울 아파트 준공은 1만2,251가구로 작년 상반기(2만9,420가구) 대비 58.4% 급감했다.
착공 실적도 정부의 연간 계획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서울의 주택 착공은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합쳐 1만3,121가구로,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6만8,000호의 19%에 그쳤다. 아파트만 보면 9,421호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줄었다. 6월 한 달간 서울 착공은 3,491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7.9% 늘었지만, 상반기 누적 속도는 여전히 목표와 동떨어진 수준이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착공 부진에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 규제가 구조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규정상 1주택자는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LTV 0%를 각각 적용받는다. 이 규제로 이주가 지연되면 기존 건물 철거와 착공 일정이 줄줄이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은 6만5,204가구로, 연간 목표치(26만9,000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국적으로도 상반기 전국 주택 준공이 10만3,735가구로 전년 동기(20만5,611가구) 대비 49.5% 급감해 입주 공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목표 미달의 배경에는 애초부터 실현이 어려운 목표를 제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9·7 부동산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규모가 개발 당시 9만7,000호를 공급했던 분당 신도시 14개를 3~4년 안에 짓는 것과 맞먹는다고 분석한다. 수치의 규모감은 컸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에 의문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착공보다 1~2년 앞서는 선행지표인 인허가가 상반기 서울에서 2만65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고, 전국 기준으로도 11만6,611가구로 15.8% 감소했다. 지금의 인허가 감소세는 향후 착공 물량의 추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도 6월 말 기준 6만7,464가구로 전월 대비 3.4% 늘었으며, 준공 이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2만9,786가구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공공택지의 착공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현 시점에서 성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부처에 따르면 하반기에만 공공주택 약 5만호의 착공이 예정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착공이라는 것이 월별로 균일하지 않다"며 "하반기 공공 물량 착공을 빠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