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증세 이중 압박에 매수세 역류…금천·관악·구로 아파트, 역대급 상승률

서울 전역의 아파트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금천·관악·구로 등 서남권 외곽 지역으로 매수세가 역류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증세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된 결과, 해당 지역 소형 아파트값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증세 이중 압박에 매수세 역류…금천·관악·구로 아파트, 역대급 상승률
ⓒ 구로구 아파트 전경 [온라인커뮤니티]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가 포함된 서남권 전용 60㎡ 이하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에만 7.83% 뛰었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2018년 상반기 상승률 3.55%의 두 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중형 구간에서도 서남권 상승률이 동남권을 3.60%포인트 앞질렀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는 4만21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389건보다 2.8% 줄었다. 금관구 거래는 같은 기간 3652건에서 4807건으로 31.6% 증가해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세 구 모두 거래가 늘었지만 증가 폭은 달랐다. 금천구가 443건에서 763건으로 72.2% 급증해 가장 두드러졌고, 관악구가 28.4%, 구로구가 24.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매수 주체 분석에서도 외부 유입이 두드러진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다른 서울 자치구 거주자의 금관구 매수는 지난해 상반기 1847건에서 3191건으로 72.8% 증가했다. 금관구 거주민 자체 매수 증가율 40.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출발지별로는 영등포구 거주자의 금관구 매수가 지난해 상반기 228건에서 올해 847건으로 271.5% 급증하며 건수와 증가율 모두 가장 높았다.

이러한 수요 이동의 배경에는 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가 자리한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되자,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진입 가능한 외곽 중소형으로 실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전세 매물 급감으로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이탈하는 흐름까지 가세했다. 전세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려 중저가 주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된 것이다.

실거래가에서도 상승세가 뚜렷이 확인된다.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동아3차' 전용 59㎡는 지난 6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4억2000만원 오른 셈이다. 인근 '신도림동아1차' 전용 59㎡도 같은 달 14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7월 거래가보다 1년 만에 3억3000만원 상승한 수준이다. 관악구 신림동 '힐스테이트뉴포레' 전용 59㎡ 역시 지난 5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7개월 새 1억5000만원이 뛰었다. 금관구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반적으로 15억원을 목전에 두고 '키 맞추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 흐름은 확인된다. 6월 서울의 상승거래 비중은 57.1%로, 5월 대비 9.4%포인트 확대됐다. 자치구별 상승거래 비중 증가폭 순위에서 관악구가 5위(13.3%p), 금천구가 7위(12.4%p)를 기록하며 서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승거래 비중이 50% 이상인 자치구 수도 한 달 새 5개에서 23개로 급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금리 변수가 복병으로 남아 있다. 금관구는 강남권보다 주택가격과 대출액이 낮지만 대출을 활용한 매수 비중이 높은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경우 그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 역시 하반기 거래 흐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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