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예정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가 부동산 정책 갈등의 무대가 됐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택 신속 공급 방안 보고가 끝나자마자 발언권을 신청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정면으로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집값 폭등 우려를 들어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오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 규제 완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재개발사업 임대주택 의무 비율 현실화 등을 구체적으로 건의했다. 회의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선 안 된다"며 정부의 주택 공급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응수했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은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는 접점이 있을 수 있다"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규모 정비 사업과 소규모 개별 건축의 인허가 권한이 구청과 시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등 민간 공급 방안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또 한 총리에게 "건설업체들과 면담을 진행해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필요한 조치를 꼼꼼히 챙겨 달라"고 주문하면서도, "정책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수용하는 유연성을 갖되, 정책을 흔들려 하는 시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공급 확대에는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도 투기 억제 원칙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용산공원 주택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오 시장은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으나, 청와대는 이를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회의 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넣는 것은 정권의 정책이 될 수 없다"며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서울시민이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한편 강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세제 개편안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입법 예고 기간이라 합리적인 의견과 제안은 들을 수 있고, 당연히 열려 있다"면서도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되고, 정책의 중요한 의제 부분은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