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전세가율, 서울 평균 상승률 두 배 넘게 치솟아…외곽 세입자 벼랑 끝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이후, 서울 동북권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의 전세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매매와 동시에 전세를 내놓던 집주인들이 직접 거주로 전환하면서 임대차 매물이 급감했고, 그 결과 전세가율이 6~7년 전 부동산 폭등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노도강 전세가율, 서울 평균 상승률 두 배 넘게 치솟아…외곽 세입자 벼랑 끝
ⓒ 노원구 아파트 전경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강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63.8%로, 2019년 11월 이후 8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급등기인 문재인 정부 시절 이후 처음으로 63.5% 선을 웃돌았다. 노원구와 도봉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7월 기준 노원구는 56.2%, 도봉구는 61.3%로 각각 2020년 3월, 2019년 9월 이후 6~7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8월 들어 소폭 조정됐지만 여전히 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가율 상승은 수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강북구·노원구·도봉구의 3.3㎡(평)당 평균 전세가는 1년 새 12~16% 급등해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10%)을 크게 웃돌았다. 강북구는 평당 2025만 원, 노원구 1967만 원, 도봉구 1699만 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현장에서도 매물 가뭄이 뚜렷하다. 강북구 미아동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는 총 3830세대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이 8건에 불과하고, 신혼부부 수요가 집중되는 59㎡(25평형) 매물은 단 1건만 시장에 나와 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3단지'(2856세대)도 전세 매물이 7건뿐이며, 노원구 월계동 '월계동 현대아파트'(1281세대)는 단 1건에 그친다. 반년 전과 비교하면 노원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63%, 강북구는 44%, 도봉구는 4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 원인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에 따른 임대차 공급 구조의 변화에 있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도강 일대는 10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높아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가 집중됐고, 기존 임차인이 퇴거한 자리를 임대 매물이 메워주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강남3구의 전세가율이 여전히 40%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는 것과 달리, 노도강은 60%를 훌쩍 넘으며 지역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 상승이 향후 매매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수요자의 가격 접근성이 높은 중저가 지역일수록 임대차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서울에서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 전세가율이 직접적인 매매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될 경우 전셋값 상승이 인근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인 관측이다.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핵심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노도강 일대의 전세 공급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부동산R114 리서치랩은 임차인들이 주거비 부담이 늘더라도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전세 희소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급등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서울 내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층이 경기 북부·동부권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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