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인 24일부터 고속도로에서 기름을 넣으면 조금 더 저렴하게 넣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늘(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유류 가격을 지난 17일 대비 리터(ℓ)당 100원씩 내린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귀성·귀경객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할인이 적용되는 곳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 고속도로 주유소로, 평소에도 일반 자영주유소보다 가격이 낮은 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기준 17일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859원이었으며, 여기서 100원을 추가로 빼면 연휴 기간 고속도로 주유소에서는 1750원대 중반 수준에서 주유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브렌트유는 7월 말 배럴당 90달러 수준에서 이달 중순 105달러대로 치솟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기간 84달러에서 102달러대로 올라 고유가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유비 절감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도 11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휘발유는 15% 인하를 유지하고, 산업·물류용에 필수적인 경유와 서민 연료인 부탄은 기존보다 높은 25% 인하 폭을 그대로 가져간다. 또한 이번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된다.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혜택도 마련됐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 전기차 충전요금을 할인해,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편익이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귀성길 정체가 심한 시간대를 피해 낮에 이동하는 전기차 이용자라면 충전 비용도 아낄 수 있다.
혼잡한 휴게소 이용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주요 혼잡 휴게소 14곳의 여유·만차·혼잡 정보를 진입 전에 미리 안내하고, 현장 안내 인원도 추가로 배치해 정체 분산을 유도한다.
다만 이번 고속도로 주유소 할인 조치를 놓고 일반 자영주유소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은 "전국 1만여 개 소상공인 자영업자 주유소에게는 사형 선고와 같다"며 "도로공사 관리 주유소의 운영 주체는 대·중견 기업이 대다수인 만큼, 정부 지원을 통한 가격 인하가 결국 이들 기업의 판매량 증대와 이익 독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주유소협회도 "특정 주유소의 판매 가격만 인위적으로 낮추면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져 정상적인 시장 경쟁이 왜곡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번 연휴 기간 물가를 비롯한 민생 전반을 점검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안정 대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