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설 현장에서 착공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야심 차게 내세운 수도권 주택 150만 가구 공급 목표와 실제 공사 현장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올해 1∼7월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7만7894가구로, 연간 목표치의 29%에 그치며 공급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4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공급의 핵심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여전히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을 통해 올해 수도권 착공 목표를 26만9000가구로 제시했지만, 7월 말 기준 달성률은 29%에 불과하다. 수도권 핵심인 서울도 목표치 6만8000가구 대비 실제 착공은 1만9507가구(28.7%)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8·13 공급대책을 통해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착공 시점을 최대 1∼2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또한 인허가 절차 단축,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병행 추진도 공언했다. 그러나 건정연은 이러한 대책의 효과가 실제 착공 지표로 체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착공이 줄어들면 통상 3∼5년 후 입주 물량 급감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 여건의 악화가 민간 부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데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주택사업경기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88.6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113.1에서 92.8로 20.3포인트, 경기는 105.7에서 83.7로 22.0포인트 각각 급락했다.
현장에서는 인허가 감소가 이미 수주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준공실적도 2025년 기준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공급 위축의 여파가 단계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허가·착공 감소→공급 공백→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좀처럼 끊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정연은 정부 목표 달성의 관건이 결국 민간의 회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의 절대적 비중을 민간 부문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민간의 공급 동력 회복 없이는 8·13 대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공 부문만으로는 150만 가구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