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밀어낸 실수요…서울 외곽 매매·전세 동반 급등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핵심지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들이 외곽 중저가 지역으로 몰리면서, 노원·도봉·강북·중랑구 등지의 매매·전세가격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북권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누적 상승률이 11년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했으며, 신규 입주물량 감소까지 더해져 서민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대출 규제가 밀어낸 실수요…서울 외곽 매매·전세 동반 급등
ⓒ 이데일리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15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주간 상승률 합계는 3.88%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랑구는 6.09%, 노원구 5.50%, 강북구 5.47%, 도봉구 5.00%로 서울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전체 전세가격 상승률 합계 3.93%를 노원구(6.08%), 도봉구(5.33%), 강북구(5.18%), 금천구(5.11%), 중랑구(4.40%)가 모두 웃돌았다. 특히 노원·강북·도봉구는 매매와 전세 두 지표 모두에서 서울 평균을 초과하는 이중 상승세를 보였다.

실거래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중랑구에서는 신내동 동성3차 전용 59㎡가 6억 5000만원, 신내6단지시영 전용 49㎡가 7억 1000만원, 중화동 한신아파트 전용 59㎡가 9억 80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며 해당 단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세도 중랑구 신내동 성원 전용 84㎡가 5억 5000만원, 면목동 신성미소지움 전용 80㎡와 상봉동 LG쌍용 전용 68㎡가 각각 5억원에 신규 계약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노원구에서도 하계동 학여울청구 전용 84㎡가 7억 1000만원, 중계동 중계한화꿈에그린더퍼스트 전용 121㎡가 10억원에 전세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외곽 가격 강세의 배경으로는 대출 규제에 따른 실수요 이동이 지목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노원·도봉·강북구의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1만 112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 급증했다. 금천·관악·구로구도 42.5% 늘어 최근 5년 상반기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노원·도봉·강북구의 평균 매매가격이 6억 41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성북구(9억 4300만원)나 동대문구(9억 94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낮아, 대출 한도가 줄어든 실수요자들이 진입 가능한 지역으로 몰린 결과다.

전세가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5월 강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63.48%로 2019년 12월 이후 약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노원구는 55.57%로 2020년 4월 이후, 도봉구는 60.02%로 2020년 1월 이후 각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 매물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강북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반년 새 138건에서 77건으로 44% 감소했고, 노원구는 같은 기간 697건에서 248건으로 63% 급감했다. 도봉구도 339건에서 174건으로 49% 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차별적인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자 그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지역으로 밀려났고, 결국 이 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라며 "이제는 전셋값마저 치솟으면서 전세로 서울살이를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거주 매입 수요의 증가가 전세 공급을 더욱 압박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매수자들은 임차인이 거주 중인 물건보다 즉시 입주 가능한 공실 매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월세 공급이 추가로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 감소라는 변수까지 가세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 4953가구에서 내년 2만 3957가구, 2028년에는 1만 4563가구로 줄어들어, 3년 만에 약 42% 감소할 전망이다. 동북권의 경우 올해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이미 10.11%를 넘어서며 2015년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수급 여건은 더욱 빠듯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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