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지역별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의 '상대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히 집값이 오른 것을 넘어, 서울 전체 중위가격 대비 해당 지역의 가격 위상 자체가 재조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올해 1월과 8월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1㎡당 중위 실거래가격은 1천268만원으로 두 시점 모두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전체 가격이 보합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내부에서는 지역별 격차가 빠르게 재편됐다.
비강남권에서 상대적 가격 위상이 가장 크게 높아진 곳은 중랑구와 강서구다. 중랑구의 ㎡당 중위 실거래가는 1월 936만원에서 8월 1천163만원으로 뛰며 서울 중윗값 대비 비율이 0.74배에서 0.92배로 상승했다. 강서구(1천239만원→1천336만원)도 0.98배에서 1.05배로 올라서며 서울 전체 중위가격을 웃돌기 시작했다.
노원구는 1천4만원에서 1천117만원으로 올라 서울 중윗값의 0.88배 수준에 다가섰다. 성북구(1천146만원→1천260만원)는 0.99배까지 근접했고, 동대문구(1천218만원→1천300만원)는 같은 기간 1.03배로 서울 평균을 넘어섰다.
이 같은 비강남권의 약진은 경기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동시에 나타났다. 광명시의 ㎡당 중위 실거래가는 1월 1천110만원에서 8월 1천297만원으로 올라, 서울 중윗값 대비 0.88배에서 1.02배로 껑충 뛰었다. 서울 집값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용인시 수지구(954만원→1천110만원)도 0.75배에서 0.88배로 격차를 좁혔고, 화성시 동탄구(947만원→972만원)와 수원시 권선구(632만원→697만원)도 서울과의 가격 차이가 축소됐다.
한편 강남3구 등 이미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지역은 서울 전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강남구의 ㎡당 중위 실거래가는 3천56만원에서 3천409만원으로 올라 서울 전체 중윗값의 2.41배에서 2.69배로 높아졌다. 서초구(2천128만원→2천471만원)는 1.68배에서 1.95배, 송파구(2천209만원→2천521만원)는 1.99배로 각각 상승했다.
경기도 내에서도 이미 서울과 비슷하거나 높은 가격을 형성했던 지역은 격차를 더 키웠다. 하남시(1천295만원→1천448만원)는 서울 중윗값 대비 1.02배에서 1.14배로, 성남시 분당구(2천51만원→2천168만원)는 1.62배에서 1.71배로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강남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교통·생활 인프라를 갖춘 비강남권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순환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동대문구, 영등포구, 동작구 등 비강남권에서 신고가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경기권에서는 성남 중원구, 하남시, 용인 수지구 등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흐름이 관측됐다.
직방 빅데이터실 관계자는 "수도권 집값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한다기보다 과거 가격 상승 정도와 현재 가격 수준, 시장 여건에 따른 수요 이동이 맞물리며 지역별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며 "서울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가격 위치가 재조정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