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9월 셋째 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간 반면, 매매가격은 오름폭이 차츰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냈다. 여기에 대출·세금·임대사업자 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월세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r114.com)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 3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2% 상승했다. 서울이 0.17%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경기·인천이 0.13% 올라 수도권 전체로는 0.15% 높아졌다. 5대광역시와 기타지방도 각각 0.05%, 0.02% 상승해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이 올랐고 보합 2곳, 하락 2곳에 그쳤다. 지역별 상승 상위권에는 서울(0.17%), 경기(0.14%), 부산(0.07%)이 이름을 올렸고, 제주(-0.02%)와 전남(-0.01%)은 하락했다.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공급 측면의 요인이 지목된다. 9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사 성수기와 겹쳤음에도 전월 대비 30%대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러한 입주 감소와 성수기 수요 집중이 맞물려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월간 기준 전국 전세가격은 0.46% 올랐으나 직전 월(0.69%)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매매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9월 3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라 서울 0.03%, 수도권 0.05%를 각각 기록했다. 5대광역시는 0.02% 소폭 상승한 반면 기타지방은 보합(0.00%)에 머물렀다. 전국 17개 시도 기준으로 상승 8곳, 하락 9곳으로 팽팽했다. 지역별로는 대전(0.22%)이 두드러졌고 세종(0.10%), 광주(0.09%), 경기(0.08%)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강원(-0.04%), 경남(-0.04%), 인천(-0.03%)은 하락했다.
이처럼 8월 월간 전국 매매 변동률이 0.56%를 기록하면서 앞선 3개월 동안 계속됐던 상승폭 확대 흐름이 꺾이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동기간 조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매물은 늘었으나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으며, 단기 급등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관망 심리가 퍼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 내 주택 거래 및 임차 여건 개선을 위한 조치를 내놓았다. 5월 이후 시행 중인 개정 시행령에 따라 발표일(5월 12일) 기준으로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이라면,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를 대상으로 무주택 매수자에 한해 실거주 의무 유예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유예 신청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후 4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한다. 단, 매수자 요건은 발표일 이후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자로 제한된다.
이번 조치에는 2년 갱신계약도 실거주 유예 인정 범위에 포함됐으며, 이에 따라 요건을 충족하는 매수자는 최대 2029년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다만 입주 후에는 2년 거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앞서 토허제는 2025년 10월 15일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후 3개 지역 추가로 15개 지역)으로 광역 지정된 바 있으며, 이후 전월세 임대차 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이번 조치가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예 확대가 토허제 내 거래 편의성과 임차인 주거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수도권 선호 지역의 전월세 불안은 단순히 토허제 지정 여부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출 규제, 세금 부담, 임대사업자 규제, 그리고 전세의 급격한 월세화 현상 등 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이번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