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가구 이주 폭탄 예고…목동 재건축 수주전, 전월세 시장 흔드나

총 공사비 30조원에 달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이 단지별 시공사 선정으로 본격화하면서, 2030년까지 예정된 3만1000여 가구 이주가 인근 임대차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8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목동 재건축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공급 부족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3만 가구 이주 폭탄 예고…목동 재건축 수주전, 전월세 시장 흔드나
ⓒ 온라인커뮤니티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양천구에서는 목동 재건축 이주 수요만 총 3만1112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 대치동을 비롯해 목동에서 이주 수요가 늘어날 경우 임대차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입한 무주택자의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을 1년 연장했지만, 최대 2029년 12월 31일 이전에는 매수자가 직접 거주해야 하는 만큼 임대 물건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985∼1988년 양천구 목동·신정동 일대 203만여㎡ 부지에 조성된 14개 단지, 총 2만6000여 가구 규모다. 재건축 후에는 최고 49층의 고층 단지를 포함해 4만7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 30조원을 넘는 초대형 사업지라는 점에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배경으로 꼽히는 요인 중 하나는 2030년 11월 시행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김포공항 관련 고도제한 새 기준이다. 목동은 이 영향권에 포함돼 최고 40∼49층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각 단지가 행정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탁 방식을 택한 단지가 절반을 넘는 것도 조합 설립 과정을 단축해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공사 선정 현황을 보면, 14개 단지 가운데 6단지는 올 6월 DL이앤씨를 최종 시공사로 선정해 가장 먼저 닻을 올렸다. 6단지는 향후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11개 동, 2184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며 공사비는 약 1조2868억원에 달한다. 10단지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고, 12단지는 GS건설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13단지는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해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시공사 선정 시점이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앞당겨진 것이 이 같은 속도전을 가능케 한 제도적 요인으로 꼽힌다.

목동의 대장 단지로 불리는 7단지(4315가구)를 둘러싼 경쟁은 특히 치열하다. 삼성물산·현대건설·롯데건설이 모두 입찰 의향을 밝히며 3파전 양상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목동 라운지'를, 롯데건설은 '르엘 라운지'를 각각 열어 조합원 접촉에 나서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운 수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4단지 조합도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현장 설명회를 열 예정이며, 3.3㎡당 공사비 1010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재건축 기대감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7단지 전용 64㎡ 1층은 지난 3월 23억원에서 7월 26억3000만원으로 4개월 사이 3억3000만원(14%) 뛰었다. 5단지 65㎡(4층)도 지난 7월 26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현재 호가를 보면 7단지 66㎡ 기준 27억∼28억5000만원대, 6단지는 27억5000만∼28억5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았던 11단지 66㎡도 지난해 말 18억원 수준이던 호가가 9개월 만에 21억∼22억원대까지 4억원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목동 재건축 호재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반면, 동시다발적 이주 시기가 도래하면 인근 전·월세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부동산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목동 1~14단지 기존 용적률이 120∼170% 수준으로 서울 주요 도심 구축 아파트(200% 안팎)에 비해 낮아 사업성 자체는 뛰어나지만, 대규모 이주가 집중될 경우 인근 지역 임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계적 이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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