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 제도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 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논리다.
현재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특공제는 '보유(최대 40%)'와 '거주(최대 40%)' 공제가 통합된 구조다. 12억원 초과 주택을 양도할 때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 두 항목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에서 거주 공제만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경우, 유예기간 내 세 부담을 줄이려는 '반짝 매물'이 일부 출회될 수는 있지만, 이후에는 거래 위축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시작됐다. 범여권 중심으로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며, 정부도 관련 시뮬레이션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개편안은 오는 7월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X)를 통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성실한 노동 대가인 근로소득이 10억원이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불로소득은 수십·수백억 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번 개편이 1주택자까지 투기꾼으로 규정한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1989년 도입된 장특공제는 장기보유를 유도하고 단기 투기를 억제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부풀려진 명목 이익을 보정해주는 기능을 해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장특공제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현재 논의 방향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양도세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 구조도 함께 개선해야 과세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투기'라는 등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은 직장 발령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본인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는 규제 예외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예외 요건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생애 주기에 따른 '갈아타기'처럼 정상적인 주거 소비 행태조차 실거주 요건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에 더해 장특공 개편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예외 사유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집을 팔려던 사람도 '규제를 확인한 뒤 대응하자'는 식으로 오히려 매물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살지 않는 집은 팔라'는 정책이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두고 나올 매물은 이미 상당수 소화됐다고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 고가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이 유예기간 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설 수는 있다"면서도 "이 정도로는 거주·보유 조건을 모두 충족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주택자 임대인들은 그간 장기 보유를 통해 세 부담을 낮추면서 전월세 물량을 공급해왔는데,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4월 둘째 주(4월 13일 기준) 기준 0.17% 상승하며 2024년 9월 둘째 주 이후 81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김효선 위원은 "이미 서울에서는 향후 보유세 인상에 대비해 세입자를 내보낸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며 "학군지 등 핵심 입지일수록 전월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