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예외적으로 연장이 허용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 혜택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내놓은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주담대 규모는 약 1만7천 가구(4조1천억원)에 달한다. 이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천 가구(2조7천억원)로 추산된다.
만기연장 불허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다만 매도 계약이 이미 체결된 주택이나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어려운 경우는 보유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임차인이 있어 즉시 처분이 어려운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이 허용된다. 아울러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면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받을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무주택자에 한해 '전세 낀 매물'을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다. 현행 규정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허가 취득 후 4개월 이내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이 4개월 이상 남은 경우에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탈법·편법 대출에 대한 집중 점검도 병행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127건(587억5천만원)과 가계대출 약정 위반 2천982건이 적발됐다. 당국은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 전반에 대해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수 점검하고, 적발 시 즉각 대출 회수 및 수사기관 통보 등 강경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될 경우 해당 금융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 걸쳐 모든 신규 대출이 제한되며, 제한 기간은 1차 적발 시 3년, 2차 적발 시 최대 10년으로 늘어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그간 자율에 맡겨졌던 온투업 주택담보대출에 LTV 규제가 적용되고,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도 의무화된다. 주택가격 15억원 이하는 6억원,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 한도가 각각 적용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계속 유입되며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금융권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오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