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부채·집값 동시 관리 나선다. 레버리지 부동산 초강수 조치

정부가 1일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투자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부동산 시장 과열의 불씨를 조기에 제거하고,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요인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데 있다. 특히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로 줄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명시함으로써 강력한 실행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이다. 사업자대출을 이용한 편법 주택 구매에 대해서는 최대 10년간 신규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두고 '부동산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라고 표현했다. 가계부채와 집값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

ⓒ 헤럴드경제DB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보다 1.0%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98.7%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68.0%), 일본(61.1%), 중국(59.0%)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단순한 금융 리스크를 넘어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는 1.5% 이내로 설정됐다. 지난해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사는 초과분을 올해 목표치에서 차감하는 페널티를 받는다. 목표를 크게 웃돈 새마을금고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가 0%로 부여됐다. 주담대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일정 비율 이하로 관리하도록 해, 주담대를 늘리고 기타 대출을 줄이는 편법적 운용도 차단한다. 연말에 대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대출절벽' 현상을 막기 위해 월별·분기별 목표도 따로 설정한다. 다만 정책서민금융이나 민간 중금리 대출은 총량 집계에서 제외해 취약계층의 자금 접근성은 보호하기로 했다.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차단 조치는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금융권의 준비와 차주의 상환계획 수립 시간을 고려한 결정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판정 기준에서 보유 주택의 소재지를 제한하지 않는 대신, 실제 만기 연장이 막히는 대출은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한 건으로 한정했다. 비수도권과 비아파트 시장에서 임차인이 피해를 입거나 전세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000가구, 4조1000억원 규모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은 약 1만2000가구,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현재 유효한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는 만기 연장이 허용된다. 이미 매도 계약을 체결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민간건설임대주택 등은 보유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정부는 무주택자가 연내에 해당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미루는 방안도 내놨다. 무주택자에 한해 전세를 낀 채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를 일시적으로 허용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 경우 매수자는 연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마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취득을 완료해야 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방안을 별도로 마련 중이라고 예고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 확대 등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추가 규제도 검토 중이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집값이 안정됐다고 해서 대출을 쉽게 다시 풀면 과거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대출 규제를 엄격하게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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