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5월 16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공공기관 거래·해제 거래 제외) 가운데 15억원 이하 비율이 81.6%에 달했다. 이는 직전 3개월(지난해 11월~올해 1월) 동안의 78.2%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10·15대책 직전인 지난해 8~10월 계약 때의 75.8%와 비교하면 격차는 5.8%포인트로 더욱 벌어진다.
이 같은 흐름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작년 10·15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15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 한도가 2억~4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매수 접근성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강남권 저가 주택부터 처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이후, 5만621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3월 21일 8만80건으로 42.4% 급증한 바 있다.
15억원 이하 구간 내에서도 저가 쏠림이 뚜렷하다. 6억원 이하 비율은 지난해 11월~올해 1월 20.7%에서 올해 2~5월 23.6%로 올랐고, 6억~9억원 구간도 26.3%에서 28.7%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6억원 대출이 가능한 9억~15억원 구간은 31.2%에서 29.2%로 오히려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두드러진다. 지난 4월 노원구의 아파트 계약 건수는 920건으로, 같은 달 서울 자치구 평균(290건)의 세 배를 넘어섰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이달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무주택자에 한해 임차인을 낀 아파트 매수를 허용한 조치가 30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를 불러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세 수요 일부가 매수로 전환된 것도 거래량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고가 구간의 거래 비중은 줄었다. 15억~25억원 구간은 지난해 11월~올해 1월 15.1%에서 올해 2~5월 13.2%로 낮아졌고, 25억원 초과 구간도 6.0%에서 4.7%로 감소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강남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매도를 유도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이 덜한 중저가 물량부터 먼저 털어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권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1주택자라도 양도세 부담이 크다 보니 매도 대신 자녀에게 증여를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저가 위주로 거래가 재편되면서 올해 2~5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10억98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개월 평균 11억8834만원보다 약 8000만원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