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서울 아파트, 가격보다 '이것' 먼저 확인하세요

서울 지역 중저가 아파트는 실거주 가치가 강해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같은 가격 수준이라도 투자 가치가 있는 단지를 선별하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에 참석한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내용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일종의 지붕이 있는 시장"이라며 "실거주 수요가 단단한 만큼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어, 동일 가격대라면 그나마 투자 매력이 있는 단지를 골라야 한다"고 짚었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박사도 "대출 규제가 촘촘해지면서 자금 여력에 따라 살 수 있는 주택의 범위가 명확하게 나뉘는 상황"이라며 "결국 같은 예산 안에서 최선의 단지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수, 의외의 핵심 지표

이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의외의 판단 기준은 '초등학생 수'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오르기 위해선 해당 지역에 인구가 집중돼야 하는데, 초등학생이 많다는 것은 정주 환경이 양호하다는 신호이자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박사는 "인근 초등학교 재학생 수가 1000명 안팎이라면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저학년보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늘어나는 학교 주변 단지라면 수요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이거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과 가까운 입지를 우량 조건으로 꼽는 시각도 제시됐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문관식 씨(아기곰)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단지를 직접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대중교통으로 해당 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10억대 서울 아파트, 가격보다 '이것' 먼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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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 역대급 물량 쏟아진다

이번 행사에서는 부동산 경매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올해 법원 통계에 따르면 1~3월 전국에서 새로 경매가 신청된 물건은 3만541건으로, 2013년 1분기(3만939건)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2~3년간 경매 신청이 꾸준히 쌓인 데다 통상 신청 후 첫 입찰까지 반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진행 건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9만1143건)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1~4월 전국에서 진행된 부동산 경매는 이미 10만3187건에 달한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경매는 일반 매매 대비 가격 메리트가 있고,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이점이 있다"며 "처음 접근이 부담스럽다면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경매부터 관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2030세대에게는 오피스텔 경매가 하나의 진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소장은 "빌라나 다세대주택보다 오피스텔이 권리관계가 단순해 명도 과정에서 유리하고,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는 혜택도 있다"며 "아파트 구매 전 디딤돌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부동산에 대해서도 핵심 입지를 선별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목소리가 나왔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지방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침체를 겪었지만 울산 등에서 공급 과잉 국면이 서서히 해소되는 조짐이 보인다"며 "부산 해운대구나 대구 수성구처럼 검증된 핵심 입지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상가·지식산업센터는 여전히 경계령

반면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상가 공실률은 13.1%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고, 중대형·소규모·집합상가 등 모든 유형에서 임대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지식산업센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전국 매매 거래량은 3030건, 거래 금액은 1조2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1%, 23.7% 줄었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평균 미분양률은 40%에 육박하고, 일부는 공매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공급 과잉 문제도 해소되지 않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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