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불안 우려 커지자…정부, 비거주 1주택 세제 보완 서두른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전년 대비 9% 가까이 줄고 평균 전세가가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전월세 시장을 더욱 옥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지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마저 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줄이려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월세 불안 우려 커지자…정부, 비거주 1주택 세제 보완 서두른다
ⓒ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연합뉴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세 매물 감소와 임차료 상승은 물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음에도, 정작 전월세 시장 불안을 완화할 보완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추가 보완 방침을 시사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현행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개편안에 열거된 사유는 직장 변경·전근, 1년 이상 치료·요양이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이다. 다만 구체적 사유를 법 개정안에 일일이 규정하기 어려운 데다, 과세당국의 사후 판단에 따라 개별 사안의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정되는 비거주 기간도 최장 3년으로 제한되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집을 비운 1주택자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6일 청와대 유튜브에 출연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경우 실거주 의무를 올해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개편으로 시가 20억원 이하 주택에 실거주하는 1주택자는 세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시가 17억원 수준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던 것이 20억원 초과로 기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늘어난 세수는 전액 부동산 교부세로 지방정부에 넘겨 지역균형발전 용도로 활용하며 중앙정부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서울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이 번지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주택 공급, 전월세시장에 대한 국민 우려를 잘 안다"며 당내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해 공급과 금융 부문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데 부동산 가격은 들썩이고 전월세 문제도 심각하다"며 공급 대책과 대출 문제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세제개편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6일 긴급 토론회를 연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평생 집 한 채를 일군 1주택자에게도 세금 폭탄을 안기는 '세제개악'이라고 규정하며, 한강벨트와 수도권 지역의 풍선효과와 전월세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급 대책을 놓고는 서울시와의 충돌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 대토론회'를 직접 주관하며 용산공원 부지에 대한 주택 공급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용산 국유지를 활용한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서울 인구 1000만의 도시가 기후변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용산공원은 절대 주택 공급 용도로 쓸 수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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