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최대 4배까지 급증하는 구조로 부동산 세제가 전면 개편되면서, 실거주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하려는 편법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절세 금액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만큼 위장전입의 경제적 유인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양쪽에서 실거주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라 하더라도 실거주자는 기본공제 14억 원(시가 약 20억 원)을 적용받지만, 비거주자는 9억 원으로 낮아진다. 시가 50억 원짜리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한 60세 납세자를 기준으로 하면 실거주 시 종부세가 약 979만 원인 데 반해 비거주 시에는 1,97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비거주 시가 20억 원 주택의 경우 내년부터 종부세가 현재보다 4배까지 뛸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양도소득세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되면서 보유 기간 공제가 폐지되고 거주 기간에만 공제가 집중된다.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보유·거주 각각 연 4%씩, 10년 한도로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는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거주 공제만 연 8%, 최대 80%를 적용한다. 고가 주택을 장기 보유했더라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사실상 공제 혜택이 대폭 줄어드는 구조다.
이처럼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액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한 변칙적 방법이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주목되는 수법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 인하를 조건으로 전입신고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대신 자신이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를 올려 실거주 요건을 채우는 방식이다. 실제로 오피스텔 임대 시장에서는 건물주가 세법상 주택 판정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의 전입신고를 막는 관행이 오래전부터 만연해 왔다. 세입자로서는 임차료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지 않아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아예 빈 집에 주민등록만 올려두고 실거주 기간을 채우는 방식도 문제다. 당장 이사가 어려운 비거주 1주택자 입장에서 공실 상태 주택에 전입신고만 해두고 임대 수입을 포기하더라도, 종부세 절감액과 양도세 공제 혜택을 합산하면 임대 수익을 웃도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개편안에 포함된 '부득이한 비거주 기간 인정' 조항도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안은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봉양 등의 사유를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문제는 가족 회사를 통한 형식적인 근무지 변경이나 부모 봉양을 명분으로 한 위장전입의 경우 외형적으로는 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보여 적발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주민등록 외에 전기·수도·가스 사용량, 차량 등록 현황, 공동현관 출입 이력 등 실생활 데이터를 교차 검증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인력과 시스템으로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한계도 분명하다. 고가 주택에서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할 때 발생하는 세금 손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만큼 위장전입 시도는 더욱 치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검증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행정 인력으로는 주택을 일일이 방문해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위장전입 신고 시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 등 보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제도의 허점을 메우지 못하면 세제 개편이 오히려 교묘한 절세 수요만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